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황교안 “편향된 검찰 인사, 선배들이 우려” 윤석열에 쓴소리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황교안 “편향된 검찰 인사, 선배들이 우려” 윤석열에 쓴소리

입력
2019.08.08 18:56
수정
2019.08.08 22:16
6면
0 0

정동영 만난 윤 총장 “최순실 재산 많이 숨긴 듯… 몰수엔 문제 없어”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8일 여의도 국회에서 윤석열 검찰총장의 예방을 받고 어색한 표정을 짓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8일 여의도 국회에서 윤석열 검찰총장의 예방을 받고 어색한 표정을 짓고 있다. 연합뉴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윤석열 신임 검찰총장의 인연은 한 마디로 ‘악연’이다. 박근혜 정권 때인 2013년 국가정보원의 대선 댓글조작 사건 당시 황 대표는 법무부 장관이었고, 윤 총장은 서울지검의 해당 사건 수사팀장이었다. 사법고시 10기수 차이인 둘은 사건 처리 방향을 두고 맞붙었다. 같은 해 국회 국정감사에서 윤 총장은 황 대표가 박근혜 정권을 비호하기 위해 수사에 외압을 행사했다는 취지의 폭탄 발언을 했다. 도발적인 항명이었다.

그런 두 사람이 8일 국회에서 다시 만났다. 지난달 임명된 윤 총장이 취임 인사를 위해 황 대표의 국회 대표실을 찾았다. 둘은 큰 소리를 내거나 대놓고 신경전을 벌이진 않았다. 그러나 대권을 꿈꾸는 정치인과 현직 대통령이 신임하는 검찰총장 사이엔 어쩔 수 없이 서늘한 긴장감이 흘렀다. 황 대표는 자신이 ‘검찰 선배’임을 강조하면서 윤 총장이 최근 단행한 검찰 인사에 대한 쓴 소리를 쏟아냈다. 윤 총장은 경청하는 태도를 취하며 충돌을 피했다. 그는 한국당 상징 색인 붉은색 넥타이 차림이었다.

황 대표는 “참 오랜만에 보는데, 검찰총장 취임을 축하한다”며 의례적 인사를 건넨 뒤 곧바로 날을 세웠다. 황 대표는 “이번 검찰 인사가 한쪽으로 치우쳐 편향됐다”면서 “중요한 보직을 특정 영역의 검사들이 맡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는데, 검찰 선배들 우려이기도 하니까 유념해야 될 것 같다”고 꼬집었다. ‘환경부 블랙리스트 사건’ 등 문재인 정권을 겨냥한 수사를 주도했던 검사들과 공안ㆍ기획통 검사들을 윤 총장이 좌천시켰다는 논란을 정면으로 거론한 것이다. 황 대표는 공안 검사 출신이다.

황 대표는 또 “당에 들어와 보니 한국당이 고소ㆍ고발한 사건들이 70여건 되는데 그 중 4, 5건만 처리되고 나머지는 유야무야됐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과연 공정한 수사가 된 것이냐는 우려가 적지 않다”며 검찰의 편파 수사 문제도 건드렸다.

윤 총장은 한 마디도 반박하지 않았다. 그는 “검찰의 대선배이신 황 대표님께서 검찰에 늘 깊은 관심을 가져주시고 좋은 지적을 해주셔서 깊이 감사 드린다”며 “지적해주신 말씀은 신중히 받아들여 잘 반영하겠다”고 했다.

황 대표는 약 20분간 이어진 비공개 면담에서도 ‘선배’로서의 주문을 이어갔다고 한다. 황 대표는 “검찰이 실력을 키워야 한다. 특수 직역에서 승진을 독식해선 안 되고 여러 분야에서 전문성을 가진 후배들이 커 나갈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당부했고, 윤 총장은 “잘 하겠다”고 화답했다. 올해 초 패스트트랙 국회 충돌 이후 여야 고소ㆍ고발건의 ‘칼자루’를 윤 총장이 쥐고 있지만, 관련 대화는 없었다고 한국당은 전했다.

한편 윤 총장은 이날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를 만난 자리에서 최순실씨 은닉 재산과 관련한 질문이 나오자 “굉장히 많은 재산이 숨겨져 있는 것 같은 미스터리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국세청과 공조 수사를 하고 있으며, 검찰이 이미 상당 부분 재산 보전 청구를 해놓은 상태라 몰수에는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최씨가 딸 정유라씨에게 거액을 양도하겠다는 내용의 편지를 보냈다는 보도가 나온 바 있다.

윤 총장은 이날 주승용 국회부의장과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장인 유기준 한국당 의원도 만났다. 윤 총장은 나 원내대표와 비공개 면담에서 “인사 편향 문제에 대해 일일이 해명하는 건 적절치 않지만 다음 인사에서는 더 공정하게 하도록 하겠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이만희 원내대변인이 전했다.

정승임 기자 choni@hankookilbo.com

김의정 인턴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