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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 산골짜기에서 삼시세끼를… 자연인이 된 여배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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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 산골짜기에서 삼시세끼를… 자연인이 된 여배우들

입력
2019.08.08 17:06
수정
2019.08.08 19:55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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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여성판 ‘삼시세끼’ 9일 방송

‘욕망의 호미질’ 염정아, ‘맥가이버’ 박소담… “삶에 근육 생겨”

배우 윤세아(왼쪽부터)와 염정아, 박소담이 채소와 호미 등을 들고 8일 서울 상암동 한 호텔에서 열린 tvN 예능프로그램 ‘삼시세끼 산촌편’ 기자간담회에서 사진 촬영을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tvN 제공
배우 윤세아(왼쪽부터)와 염정아, 박소담이 채소와 호미 등을 들고 8일 서울 상암동 한 호텔에서 열린 tvN 예능프로그램 ‘삼시세끼 산촌편’ 기자간담회에서 사진 촬영을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tvN 제공

사방이 초록으로 우거진 강원 정선군의 한 산골짜기. 이른 아침, 새가 지저귀고 나뭇잎에 진주처럼 맺힌 이슬이 빛났다. 무릉도원이 따로 없었다.

인생은 멀리서 보면 희극이고,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라고 했던가. 낭만을 즐겨야 할 이들의 손은 정작 쉴 틈이 없다. “캔 감자 다 없어질 때까지 둘이 갈고 썰어.” 배우 염정아는 후배 윤세아와 박소담에게 재료 손질을 재촉했다. 세 배우는 산촌의 오래된 농가에 모여 첫 끼로 감자전을 만들어 먹었다. 뙤약볕 산비탈 밭에 엉덩이를 철퍼덕 깔고 앉아 직접 캔 감자로 만든 음식이었다.

8일 서울 상암동 한 호텔에서 열린 tvN 예능프로그램 ‘삼시세끼 산촌편(‘삼시세끼’)’ 기자간담회에서 공개된 예고편 속 세 배우의 모습이다. 세 배우는 정선에서 보낸 첫날 이후 화장품에 손을 대지 못했다. “정말 태어나서 가장 열심히 살았던 것 같아요.” 윤세아는 “하루가 너무 빨리 가 뭘 했는지 기억이 안 날 정도”라고 웃으며 촬영 뒷얘기를 들려 줬다.

이번 ‘삼시세끼’는 여성 편이다. 2014년 프로그램이 시작된 이후 첫 시도다. 나영석 PD는 2011년 KBS2 ‘해피선데이’의 인기 코너 ‘1박2일’에서 진행한 여배우 특집에서 연을 맺은 염정아를 중심으로 그와 친한 혹은 인연이 있는 윤세아와 박소담을 불러 모아 ‘삼시세끼’ 여성 편을 꾸렸다. 섣부른 기대는 금물, 요리는 되레 앞선 남성 편들보다 소박해졌다. 세 배우는 밥도 태운다. 나 PD는 “섭외를 해 놓고 보니 세 분이 다 요리를 못하더라”며 “프로그램 기획 의도와 별개로 초심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혼자선 조리를 끝낼 수 없는 사람”이라는 염정아가 요리를 주로 맡았다. 윤세아는 설거지 등 물일을, 막내 소담은 아궁이 불 관리 등을 각각 맡았다고 한다.

나영석 PD가 8일 서울 상암동 한 호텔에서 열린 tvN 예능프로그램 ‘삼시세끼 산촌편’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tvN 제공
나영석 PD가 8일 서울 상암동 한 호텔에서 열린 tvN 예능프로그램 ‘삼시세끼 산촌편’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tvN 제공

뜻밖의 산촌살이는 세 배우의 인간적 모습을 들춘다. 염정아는 ‘열정 부자’였다. 한 번 호미를 잡으면 눈에 불을 켜고 채소를 캔다. 박소담은 “염정아 선배님은 영화 ‘장화홍련’으로 무서웠던 이미지가 강했다”며 “막상 지내고 보니 너무 유쾌하고 따뜻해서 놀랐다”고 말했다. 제일 손이 야무진 사람은 막내인 박소담이었다. 못질은 기본. 그는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 지붕 기둥에 줄을 매 빨랫줄까지 단다. 손재주가 ‘맥가이버급’ 수준이다. 박소담은 어려서 할머니가 사는 강원에 자주 들러 시골 생활이 비교적 익숙하다고 했다. ‘삼시세끼’엔 배우 정우성 등이 다녀갔다.

‘삼시세끼’는 앞서 5년 동안 7회에 걸쳐 산촌과 어촌을 옮겨가며 제작됐다. 2017년 10월 이서진, 에릭 등이 출연한 바다목장 편 이후 제작이 중단된 ‘삼시세끼’는 9일 다시 방송을 시작한다. 나 PD는 2년 만에 ‘삼시세끼’ 시리즈를 재개한 이유에 대해 “제작진과 회의실에 모여 ‘우리가 제일 지금 보고 싶은 게 뭘까’란 질문을 던졌고 ‘그냥 푸른 산, 비 오는 풍경이 보고 싶다’는 말이 가장 많이 나왔다”며 “시청자께서도 ‘삼시세끼’의 푸릇푸릇한 모습을 그리워하지 않을까 싶어 다시 기획했다”고 답했다. 윤세아는 ‘삼시세끼’를 찍고 삶에 ‘근육’이 생겼다고 했다. “촬영하면서 머릿속이 맑아지는 느낌이었어요. 한 끼를 먹기 위해 살아가는 과정들 그 소소한 일상을 반복하며 고마움도 느꼈고요. 촬영하고 집에 오니 집 살림이 소꿉놀이 같더라고요, 하하하.”

양승준 기자 come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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