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소비자 예치금 보호방안 조만간 마련
게티이미지뱅크

어느덧 3,000억원대 시장으로 급성장한 선불 간편결제 서비스의 소비자 보호 방안이 조만간 마련될 예정이다. 흔히 ‘OO페이’로 불리는 선불 충전금은 사실상 현금에 준하는 결제수단이지만, 이를 운용하는 핀테크 업체들의 파산 및 금융사고에 대비한 안전장치가 부족한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8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조만간 금융위원회는 간편결제 선불 충전금(미상환 잔액)의 보전과 관련 핀테크 업종(선불전자지급수단 발행 및 관리업)의 건전성 관리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전자금융거래법(이하 전금법) 개정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달 10일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전자금융산업 규율 체계를 현대화하고, 플랫폼 사업자의 규제ㆍ감독체계를 정비하겠다”며 대대적인 전금법 개편을 공언했다.

최근 선불 간편결제 서비스는 금융당국의 지원 사격을 받아 기지개를 켜고 있다. 4대 선불 간편결제 업자(카카오페이ㆍ네이버페이ㆍ토스ㆍNHN페이코)의 미상환 잔액 규모는 지난해 말 기준 2,800억원 수준(금융감독원 집계)이다. 올해 2월 금융위는 ‘금융결제 인프라 혁신 방안’을 발표하며 선불 간편결제 충전금 한도를 현행 200만원에서 최대 500만원으로 늘리고 세제 혜택을 검토하는 등 활성화 기반을 마련했다.

또 보험사 같은 금융회사를 비롯해 온라인 유통업체, 문화센터 등 다양한 상품ㆍ서비스 판매주체들이 간편결제 이용 소비자에게 가격 할인 혜택을 주고 있어 이용자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핀테크 업체들도 일정 금액을 충전하면 보너스 금액을 추가 지급하는 식으로 이용자 확보에 몰두하고 있다.

[저작권 한국일보]선불 간편결제 업체들의 미상환 잔액 규모/김경진기자

그러나 선불 충전금의 보호 장치는 급성장하는 시장 규모에 비해 여전히 취약하다. 금융당국은 현재 감독규정을 통해 업체들을 규제하고 있는데, 미상환 잔액 대비 자기자본 비율을 20% 이상 유지하고, 10% 이상은 안전자산으로 보유하는 것이 골자다. 현재로선 이런 비율만 지키면 고객들이 맡긴 충전금을 업체가 어떻게 사용하든 아예 제약이 없는 셈이다. 이마저 법적 강제성이 없는 행정지도다. 뿐만 아니라 예금자보호법에 따라 최대 5,000만원을 보호받을 수 있는 은행 예금과 달리 미상환 잔액은 핀테크 업체 파산 시 소비자가 보전 받을 수 있는 방법도 없다.

금융위는 전금법 개정을 조속히 추진해 빠른 시일 내에 보호 방안을 공개할 방침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선불 충전금을 예금과 동일하게 취급하기엔 현실적인 문제가 있어 별도로 특수한 규율이 필요한 실정”이라며 “영미권 등 주요 선진국에도 참고할 만한 제도가 없다”고 말했다.

개정안에는 핀테크 업체들의 건전성 관리를 법적으로 강화하고, 미상환 잔액의 보전 방안이 명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에서는 올해부터 알리페이 등 선불 간편결제 업체가 고객 충전금을 전액 중앙은행(인민은행)에 맡기도록 해 유용 가능성을 차단하고 있다.

장재진 기자 blan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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