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넘은 한약조제지침서 개정… 3개 단체간 막판 힘겨루기 치열
한약을 보관하는 한약장. 한국일보 자료사진

한약조제권 확대를 둘러싼 한약사, 약사, 한의사들의 막판 힘겨루기가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한약처방의 종류 및 조제방법에 관한 규정(이하 한약조제지침서)’ 개정을 위해 지난 6월 한약조제지침서운영위원회를 구성했다. 대한한약사회, 대한약사회, 대한한의사협회 등 3개 단체와 이들 단체에서 추천한 전문가, 공익위원 등이 참여하는 이 위원회는 10월 말까지 한약조제지침서 개정 합의안을 도출할 예정이다.

‘100처방’으로 불리는 한약조제지침서는 한약조제권을 둘러싼 한의사와 약사 간 분쟁의 결과물. 한약사 및 한약조제약사(한약조제자격시험을 통과한 약사)의 한약조제 범위를 100개 처방으로 규정한 고시다. 1995년 3월부터 시행되고 있는데 한약사와 약사들은 의료 환경 변화, 한약 경쟁력 제고를 위해 100처방 수 확대 주장을, 반대로 한의사들은 축소 주장을 하고 있다. 한약사회 관계자는 “현재 한약제제로 일반의약품에 등록된 제품이 440개인 만큼 처방 수를 이 정도까지는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약사회도 확대를 주장한다. 약사회 관계자는 “한약처방을 제한한 한약조제지침서가 없을 때에는 아무런 문제없이 약사들이 한약을 조제했다”며 “최소한 200~400개 정도로 처방 수를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1995~2003년 치러진 한약조제자격시험을 통해 배출된 한약조제약사는 2만7,802명으로, 대략 2만명 정도가 실제 활동하는 것으로 약사회는 추산하고 있다. 현재 활동 중인 약사(약 3만7,000명)의 46%정도로, 한약분업이 이뤄지기 전이라도 처방 수가 확대되면 추가로 수익을 낼 수 있는 수단이 늘어난다. 한의사협회는 본보의 질의에 공식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복지부 등에 따르면 한의사협회는 독성이 우려되는 한약이 100처방 내 포함돼 있다며 오히려 처방 수를 축소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3개 단체 간 이해관계가 얽혀 있어 합의 도출이 쉽지 않지만 복지부는 절충안이 모색될 가능성이 있다고 조심스레 예측하고 있다. 정영훈 복지부 한의약정책과 과장은 “현 한의사협회 집행부가 과거 집행부보다 한약사 문제 해결 의지가 있는 것 같다”며 “위원회에서 합의안이 도출되지 않을 경우 마지막 수단으로 정부안을 제시하는 것까지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김치중 기자 cj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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