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허용해달라” 청원 게시 3일 만에 8만 명 이상 동의
남성 듀오 ‘듀스’ 출신 가수 고 김성재의 동생이 형의 죽음을 둘러싼 미스터리를 다룬 SBS 시사교양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 방송 허용 청원 참여를 독려하고 나섰다.
‘김성재 사망 사건 미스터리’ 편은 지난 3일 방송 예정이었지만 김성재 사망 당시 여자친구였던 김모씨가 명예 등 인격권을 보장해달라며 법원에 방송금지가처분 신청을 낸 후 방송이 불발됐다. 방송 하루 전인 지난 2일 재판부는 김씨 측 신청을 받아들여 김성재 사망 사건 미스터리 편의 방송 금지 처분을 내렸다. 법원은 “이 프로그램이 공공의 이익을 목적으로 한다고 보기 어렵고, 가처분 신청인의 인격과 명예에 중대하고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며 이같이 결정했다.
하지만 김성재의 동생 성욱씨는 7일 페이스북에 글을 남겨 “내가 원하는 건 단 하나 ‘진실’”이라며 “이번 (법원 처분으로) 저보다도 주위 많은 분들이 섭섭해하고 아쉬워하며 또한 분노해주셔서 저는 오히려 마음이 편안하고 훈훈하다”고 전했다.
김씨는 “저희 가족을 걱정하시는 분들은 그 힘으로 응원을 보내주시면 고맙겠다”며 “(청원 동의) 5만명이라는 아군이 생긴 것만으로 매우 든든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무슨 일이 있어도 제 목숨이 붙어 있는 한 더디게 한 걸음씩이라도 전진하겠다"고 했다. 성욱씨는 참여를 독려하며 청와대 청원 링크도 덧붙였다.
재판부의 그것이 알고 싶다 방송금지가처분 결정 이후 지난 5일에는 방송을 허용해 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등장했다. 청원인은 “지금 와서 누구를 처단하자는 게 아니다”라며 “국민의 알 권리를 침해하지 말라는 거다. 24년이 지나 나라는 발전을 했는데 사법부는 그대로”라고 분개했다. 이어 “그날의 진실을 국민은 알아야겠다”며 “방송 금지 철회하게 해주시고 제 시간에 그것이 알고 싶다 꼭 방송하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청원은 게시 3일 만인 8일 오전 현재 8만 5,000명 이상 동의를 얻었다.
1993년 듀스 1집 앨범 ‘Deux’로 데뷔한 김성재는 95년 11월 20일 한 호텔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김성재의 몸에서 28개의 주삿바늘 자국이 발견됐고, 부검 결과 동물마취제로 알려진 졸레틸 성분이 검출되면서 타살 의혹이 일었다. 당시 김성재의 여자친구였던 김씨는 1심에서 살인 혐의가 인정돼 무기징역형을 선고 받았지만 2심과 3심에서 증거 불충분으로 무죄가 확정됐다.
박민정 기자 mjm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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