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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PICK] ‘60일, 지정생존자’ 지진희, 이토록 완벽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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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PICK] ‘60일, 지정생존자’ 지진희, 이토록 완벽한

입력
2019.08.09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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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일, 지정생존자' 지진희가 완벽한 연기로 진정한 ‘리더의 품격’을 보여주고 있다. tvN 제공
'60일, 지정생존자' 지진희가 완벽한 연기로 진정한 ‘리더의 품격’을 보여주고 있다. tvN 제공

흠 잡을 곳 없이 완벽하다. 전대미문의 테러로 위기를 맞은 대한민국의 권한대행 박무진으로 분한 지진희가 말이다.

지난 달 1일 첫 방송을 시작한 tvN ‘60일, 지정생존자’에서 지진희는 카이스트 화학과 교수 출신 환경부 장관 박무진 역을 맡았다.

박무진은 하루 아침에 국회의사당이 폭파되며 대통령은 물론 주요 부처의 장관, 국회의원들이 몰살당한 상황에서 유일한 생존자라는 이유로 권한대행 직을 수행하게 된 인물이다. 정치에 큰 뜻도 없었거니와, 갑작스럽게 오른 자리에서 시시각각 자신을 위협해오는 각종 상황들을 마주하게 됐던 그는 혼란 속에서 진정한 리더로의 성장을 이뤄나가는 중이다.

당초 제작발표회 당시 지진희는 해당 캐릭터에 대해 대단한 자신감을 내비치며 너스레를 떨었던 바 있다. “원작 드라마 속 주인공과 나이나 생김새, 분위기 등이 꽤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다”고 말한 데 이어 “대본은 더욱 저와 닮아 있었다. 욕심도 없고, 데이터대로 객관적으로 생각하려는 모습이 더 저와 닮았다고 생각했다. 감독님께서도 그런 말씀을 해주셔서 ‘안목이 있으시구나 했다’”고 말한 것이다. 당시 첫 방송을 앞두고 포부를 알리기 위한 농담인 줄 알았던 그의 넘치는 자신감은 빈 말이 아니었다.

‘60일, 지정생존자’는 정치적 뜻도, 야욕도 없던 박무진이라는 인물이 대한민국의 권한대행이 되며 진정한 리더로 성장하는 스토리를 주로 하는 작품이다. 때문에 큰 의미에서의 주인공 역시 박무진인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조금 더 내밀하게 들여다 본다면, 이 작품은 사실 박무진 개인의 성장기가 아닌 대한민국의 권력을 둘러싼 수많은 이들의 이야기를 다양하게 조명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스스로가 빛나는 ‘원톱’ 주인공보다 자신의 중심은 지키되, 주변 인물들을 함께 조명해 줄 수 있는 주인공이 필요한 작품인 셈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지진희의 캐스팅은 ‘신의 한 수’ 였다. 박무진이라는 인물과 찰떡같이 어울리는 비주얼은 물론, 시시각각 변화하는 감정연기까지 가볍지 않게 소화할 수 있는 연기력까지 갖춘 덕분이다. 실제로 지진희는 극의 중심을 관통하는 ‘박무진의 리더 성장기’를 빈틈없이 채우면서도, 손석구(차영진 역), 이준혁(오영석 역), 허준호(한주승 역), 최윤영(정수정 역), 배종옥(윤찬경 역) 등 자신과 얽힌 주변 인물과의 서사 중 그 어느 하나도 소홀히 하지 않는다. ‘60일, 지정생존자’가 극 후반부까지 몰입감과 쫄깃한 긴장감을 유지해올 수 있던 비결은 바로 여기에 있다.

작품 속에서 자신의 몫을 100% 해내는 것보다 어려운 것은 극을 아우를 수 있는 ‘연기의 리더십’을 선보이는 것이다. 극에 완벽히 어우러지는 연기를 통해 자신의 캐릭터는 물론 작품 전체의 흐름까지 묵직하게 이끌어 나가고 있는 지진희는 극 중에서도, 실제로도 ‘진정한 리더’의 역할을 다 하고 있는 듯 하다.

홍혜민 기자 hh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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