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3월 17일 후쿠시마 제 1 원자력 발전소 3호기에서 흰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교도 연합뉴스.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이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발생한 고준위 방사성 오염수 100만여톤을 태평양에 방류할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며 국제환경보호단체 그린피스가 경고에 나섰다.

그린피스 서울사무소는 6일 숀 버니 그린피스 수석 원자력 전문가가 12일자 이코노미스트 최신호에 기고한 ‘일본 방사성 오염수에 한국 노출 위험 커져’ 글을 공유하며 “아베 내각의 방사성 오염수 방류는 후쿠시마 해역은 물론 태평양 연안 국가의 안전까지 위협하는 범죄행위”라고 비판했다.

버니는 이 기고문에서 “오염수 100만톤을 바다에 흘려 보내려면 17년에 걸쳐 물 7억7,000만톤을 쏟아부어 희석해야 한다”며 “이 때문에 바다를 오염시키지 않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오염수가 해류를 타고 바다를 순환하기 때문에 태평양 연안 국가들도 방사성 물질에 노출될 수 있다”며 “특히 한국은 위험에서 벗어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그린피스가 지난 1월 공개한 ‘도쿄전력의 방사성 오염수 위기’ 보고서에 따르면 도쿄전력(TEPCO)의 후쿠시마 다이치 원자력 발전소(1~4호기)에는 고준위 방사성 오염수 111만톤이 보관되어 있다. 게다가 방사성 오염수가 발전소 안으로 계속 유입되면서 매주 2,000~4,000톤씩 불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도쿄전력은 지난 5년간 수조에 보관했던 고준위 방사성 오염수를 정화해 방사능 수위를 낮춘 뒤 바다에 방출하려는 작업에 전념했으나 결국 실패했다. 그러자 일본 정부 산하 삼중수소수(三重水素水) 태스크포스(TF)는 고준위 방사성 물질인 트리튬이 담긴 오염수를 해양에 방출할 것을 일본 정부에 권고했다. 일본 원자력감독기구(NRA)도 오염수 방출 안을 지지하고 있다.

그린피스는 이런 일본 정부의 행보는 비용 절감만 고려한 선택이라고 비판했다. 버니는 “(아베 내각은) 고준위 방사성 물질 트리튬을 제거할 수 있는 기술은 비싸다고 포기하면서 오염수를 처리하지 못하더니 이제 바다에 오염수를 버리려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삼중수소수 TF가 2016년“오염수의 해양 방출은 여러 원자력업체들이 제안한 5개 방안 중 가장 값싸고 빠른 방법이다”라고 결론 내리자 기다렸다는 듯 일본 정부가 이를 따랐다는 지적이다.

오염수에서는 불임, 골수암 등을 유발하는 세슘 등 방사성 물질이 발견되고 있는데 이는 체내에 쉽게 축적되고 반감기가 30년에 달해 자연 분해를 기대할 수도 없다. 더 큰 문제는 이미 후쿠시마 원전에서 60㎞ 떨어진 해저 토양의 세슘 수치가 사고 이전보다 460배나 높아졌지만, 일본 정부의 추가 오염행위를 막을 뾰족할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버니는 “국제해양투기방지협약이 있지만 일본 정부가 오염수 방출에 나설 경우 막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최경숙 시민방사능감시센터 간사는 “일본 정부가 도쿄 올림픽을 앞두고 오염수 방류 결정을 할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올림픽을 이용해 방사능 오염문제를 은폐하는데 이용하려는 의도는 분명하다”며 “국가적 감시와 항의를 통해 일본에 안전점검 및 대책 마련을 촉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혜정 기자 aret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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