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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황대기] 김재박부터 이정후까지… 미래의 스타들이 이름을 알린 무대

입력
2019.08.08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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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시절의 김재박 전 LG감독. 한국일보 자료사진
선수시절의 김재박 전 LG감독. 한국일보 자료사진

‘뜨거운 여름날의 고교야구’ 제47회 봉황대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개막(10일)이 코 앞으로 다가왔다. 고교야구대회 중 유일하게 지역 예선 없이 모든 팀들이 참가하기에 다른 대회와는 달리 우승 팀을 예측하기 매우 힘든 대회다. KBO리그 최고 스타가 된 ‘될성부른’ 떡잎들은 이 초록 봉황 무대를 통해 일찌감치 자신의 가치를 알렸다.

봉황대기가 낳은 초창기 최고 스타는 김재박 전 LG 감독이다. 당시 무명이었던 김재박(대광고)은 1971년 1회 대회에서 우승 후보 0순위 중앙고를 누르고 팀을 결승에 올리며 파란을 일으켰다. 다만 끝내 초록 봉황은 안지 못하고 준우승에 그쳤다. 1973년엔 ‘타격의 달인’ 고 장효조가 타격왕ㆍ타점왕을 차지하며 대구고를 우승으로 이끌었고, 1977년 7회 대회에서는 충암고를 우승으로 올려 놓은 조범현 전 KT감독이 대회 MVP를 차지하며 이름을 알렸다. 2,000경기 심판 출전 기록(역대 2호)을 세운 KBO리그 오석환 심판위원도 군산상고 시절인 1982년 우승과 대회 MVP를 동시에 차지했다.

한일전에 유독 강해 ‘열사’라는 별명까지 붙은 봉중근 KBSN스포츠 해설위원은 1997년 신일고 시절 모교를 우승으로 이끌며 최우수투수상을 받았고, 메이저리그 출신의 롯데 투수 송승준도 이듬해인 1998년 같은 상을 받으며 ‘대형 투수’로서의 가능성을 보였다. KBO리그 홈런왕 경쟁에서 빠지지 않고 이름을 올리는 최정(SK)은 유신고 재학 시절에도 득점권에서 강했다. 2003년 봉황대기 타점왕 출신이다.

최근에는 KT 강백호가 ‘투타 겸업’ 가능성으로 큰 화제가 됐지만 20여년 전 봉황대기에서도 겸업 가능성을 일찌감치 보인 대형 스타가 있었다. 바로 두산의 ‘두목곰’로 불렸던 김동주(배명고)다. 그는 1992년 대회에서 최우수 투수상과 타격상ㆍ타점상 등 투ㆍ타 3개상을 동시에 휩쓸며, 프로 데뷔 전부터 ‘이도류’에 대한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지난해 44회 봉황대기에서 활약한 휘문고 시절의 이정후. 한국일보 자료사진
지난해 44회 봉황대기에서 활약한 휘문고 시절의 이정후. 한국일보 자료사진

봉황대기가 배출한 ‘막내 스타’는 이정후(넥센)다. 휘문고 1학년이던 2014년과 3학년인 2016년 두 번이나 정상에 올랐다. 이밖에 김동수(1984ㆍ서울고), 유지현(1998 충암고), 박명환(1995ㆍ충암고), 정대현(1996ㆍ군상상고), 김진우(2000ㆍ광주 진흥고), 한기주(2004ㆍ광주 동성고) 등 전ㆍ현직 프로구단 주축 선수들이 모두 봉황대기 MVP 출신이다.

올해 한화 타선의 미래로 주목받는 변우혁(북일고)이 지난해 봉황대기에서 모교를 준우승에 올려 놓으며 최우수투수상을 받았다. 또 삼성 투수 최충연(경북고ㆍ2015 MVP)과 키움 안우진(휘문고ㆍ201 MVP)도 봉황대기를 통해 가능성을 알렸다.

지금도 온라인상에서 회자되는 유명한 장면도 많다. 2007년 봉황대기는 서울 동대문야구장에서 열린 마지막 고교대회였다. 당시 충암고 에이스 홍상삼(두산)은 덕수고와의 결승전에서 1-0으로 앞선 9회말 2사에서 연속 안타로 동점을 허용하자 마운드 위에서 울부짖으며 통곡했다. 하지만, 이어진 연장 12회말 1사 만루의 기회를 잡자 덕아웃에서 일명 ‘짱구춤’을 춰 보는 이의 웃음을 자아냈다. 당시 충암고는 밀어내기 사구로 우승을 차지했고 홍상삼은 MVP에 올랐다. ‘희대의 야구 천재’이자 전국구 스타였던 박노준(선린상고) 우석대 교수는 1981년 경북고와의 결승전에서 홈으로 슬라이딩을 하다가 발목을 크게 다치는 바람에 경기장은 여고생 팬들의 눈물 바다가 되기도 했다.

강주형 기자 cubi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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