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작권 한국일보] 한국일보 독자권익위원회가 지난달 17일 본사 18층 대회의실에서 7월 회의를 열고 한국일보 지면과 온라인 기사에 대한 평가와 개선점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홍인기 기자

한국일보 독자권익위원회가 지난달 17일 본사 18층 대회의실에서 7월 회의를 열고, 최근 보도된 지면과 온라인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중앙대 신문방송대학원장인 이민규 위원장과 우재욱(변호사) 이은기(연세대 사회학과) 조희정(서강대 사회과학연구소 전임연구원) 최광범(한국언론진흥재단 신문과방송 편집장) 황동일(여시재 기획위원) 위원, 간사인 진성훈 한국일보 오피니언 에디터, 이충재 수석논설위원, 박일근 뉴스2부문장 등이 참석했다.

이민규

한국일보가 6월에 이어 7월에도 이상무 기자의 ‘벤처지원 9조 모은 증권사, 벤처에 쓴 돈은 0원’기사로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을 받았다. 수상작이 나오기 힘든 경제 보도 부문의 성과여서 더욱 뜻이 깊다. 한국일보의 기획력과 심층적인 취재력을 인정받았다고 할 수 있다. 외부에서 좋은 평가를 받은 취재가 단발성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지속적인 기획으로 이어지길 바란다.

우재욱

6월 21일자 12면 ‘봉욱 차장검사 사의 표명… 고검장 인사로 간부 물갈이 예고’기사는 관례에 따라 윤석열 검찰총장 동기ㆍ선배 기수가 용퇴할 것으로 예상했다. 자신의 동기나 아래 기수가 자신보다 높은 직급으로 오게 되면 집단적으로 물러나는 것을 언론조차 용퇴라는 말로 미화하는 관행은 시대에 맞지 않는다. 그렇게 물러나는 검찰 간부들은 대부분 50대 초중반으로, 국가인력의 효율적 활용 측면에서도 문제가 있다. 낭비를 지적해야 한다.

법조 기자는 크게 검찰 출입과 법원 출입으로 나뉘는 것으로 보인다. 숫자도 제일 많고 취재거리도 더 많은 변호사업계엔 소홀하다. 실제로 법원이나 검찰 내부 사정을 소상히 전하는 기사는 많아도 대형 로펌에 대한 기사는 드물다. 대부분의 법조 기사가 법조인 중심이다. 법률 소비자나 법률서비스 이용자 관점의 기사는 많지 않다. 법률서비스 이용자는 5,000만명이다. 법조 기사 취재의 최대 블루오션이다. 피해자를 대리하는 변호사의 시각, 법률소비자나 법률서비스이용자의 관점에서 접근한 기사가 더 많았으면 한다.

이은기

6월 27일자 17면 ‘공공안내표지 속 어린이보호, 왜 여자 그림만 있죠?’는 일상 속 성차별이나 성 역할 고정관념에 문제를 제기한 기사다. 잘 지적했다. 그런데 7월 4일자 18면 ‘유럽정치ㆍ경제 이끌 두 슈퍼우먼… 60년 남성 아성 깼다’기사에선 폰 데어 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후보자에 대해 ‘7남매 어머니’라는 부분을 제일 강조했다. 남성의 경우에 유명 인사를 누구의 아버지, 누구의 남편으로 지칭하지 않는다. 반면 여성의 경우엔 그런 일이 많다. 고민이 더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7월 11일자 1,2면에서 이주여성 인권 문제를 다뤘다. 베트남 출신 여성이 남편에게 가정폭력 당하는 영상이 공개된 뒤 신문사마다 관련 보도를 많이 했다. 한국일보는 좀 더 구체적으로 이주여성이 폭력에서 벗어나기 어려운 법과 제도, 출입국 정책, 이주여성 인권침해 광고 문제 등을 자세히 다뤘다.

7월 1일자 1면 ‘북한 땅 밟다 적대를 넘다’는 편집이 인상적이었다. 두 사람이 군사분계선을 넘는 장면을 전면으로 배치했다. 당시에 들었던 신기하고 놀라운 감정들이 복귀됐다. 7월 2일자 5면 ‘김연수 기고: 평화 향한 발걸음… 포기하지 않는 한 봄은 온다’도 신선했다.

조희정

‘스타트업 젊은정치’ 기획은 온라인 버전에서 릴레이 인터뷰 부분을 분리해 게시한 게 눈길을 끌었다. 온라인판 메인에서 ‘아프니까 청년정치다?’로 인터랙티브를 보여주면서 설문조사를 같이 실시한 것도 좋은 시도였다.

7월 3일자 1면 ‘학교 비정규직 오늘 총파업… 급식ㆍ돌봄교실 대란 우려’처럼 항상 파업 기사에선 시민의 불편을 생각한다는 미명하에 ‘대란’ 프레임을 씌우는데, 이제는 좀 변화할 필요가 있다. 적어도 파업 주장을 일부라도 기사 제목에 반영하려는 노력도 기울여야 한다.

6월 13일부터 시작한 ‘밀레니얼밸리, 혁신의 심장을 가다’ 시리즈도 매우 좋았다. 이런 기사가 많아야 한다. 실리콘밸리뿐 아니라 여러 국가의 사례(지원제도 등)로 확장하고, 시리즈 마지막에는 각 영역의 특징을 비교한 종합분석 기사가 있으면 그 의도가 더 살 것 같다.

최광범

편집국장과 부문장들이 취임한 지 얼마 안돼서 그런지 전반적으로 지면에 정성이 들어가 있다. 긴장감도 흐르는 느낌이 든다. 독자 입장에서 이런 긴장감이 계속되길 바란다.

7월 13일자 1면 ‘노타이 반팔 차림에 창고 같은 한일 실무회의실… 日 외교 결례’ 사진은 한일 무역 분쟁 실태를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이 사진은 대부분의 언론이 지면에 실었지만 한국일보만 1면 톱으로 올렸다. 사진 설명도 매우 구체적이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무역 분쟁을 극적으로 잘 전달해줬다.

7월 16일자 6면 ‘본예산 한푼도 못썼는데 20배 증액… 황당한 추경 사업들’은 질 높은 기사의 전형이다. 추경이 국회 통과를 통과하지 못해 정부가 어려움이 많다고 한다. 그런데 이 기사는 정말 그런지 의문을 제기하면서 추경 관련 문제점을 조목조목 짚고 있다. 본예산 집행도 하지 않고 있는 실태, 통과해도 연내 집행이 불가능하다는 사실 등을 제대로 파고들었다.

6월 24일자 ‘탈북 前 대남공작원 단독 인터뷰’는 지만원씨 발언으로 생긴 논란을 불식시키는 탁월한 기사였다. 언론이 인터뷰 대상자를 찾고 질문을 던지는 것의 중요성을 독자들에게 선사했다. ‘정치적으로 이용당하는 탈북민들’ 실태도 압권이었다. 종편을 중심으로 국내 갈등을 부추기는 측면이 있는데 그런 부분도 잘 정리할 수 있었다. 중요한 사회적 가치가 있는 기사다.

7월 3일자 15면 ‘집에서 즐기는 홈카페 인기’와 7월 10일자 18면 ‘자박자박 소읍탐방, 투박한 너와 지붕 사이로 켜켜이 쌓인 화전민의 삶’은 편집이 까만 배경이다. 지면을 전체적으로 펼쳐놓고 보면 참 부담스럽다. 활자도 전혀 읽을 수가 없다. 힘들다.

7월 3일자 24면 ‘남북미 판문점 회동으로 접경지 부동산 훈풍 불까’는 너무 진부하다. 성의가 있었으면 좋겠다.

황동일

6월 20일부터 ‘스타트업 리포트’가 연재되고 있다. 디지털 기반 스타트업 회사들을 소개하는 꼭지로, 고정 기획이란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미 진행되고 있는 ‘파이팅! 중견기업’과 ‘강소기업이 미래다’시리즈까지 감안하면, 대기업에 치우치지 않고 기업 생태계를 고르게 다루는 한국일보의 균형 잡힌 시각이 돋보인다. 주문을 하자면 특정 기업이나 개별 서비스에 초점을 맞춘 단순 소개 수준에서 벗어나 최신 디지털 트렌드나 기술 등으로 포커스를 확대해 독자들의 디지털 감수성을 제고하는 데 도움을 주길 바란다. 기술과 서비스 또는 플랫폼이 우리 삶과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미래를 어떻게 바꿔 갈 것인지, 기술인문학적 관점이 강조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7월 16일자 23면에선 조현병 바로 알기 아홉번째 기사가 실렸다. 조현병에 대해 사회적 편견이 무한 증폭되고 있는 가운데 조현병 기사를 이렇게 긴 호흡으로 연재하고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 다만 당사자성이 강조됐으면 한다. 조현병 환우들은 자신에 대한 표현과 주장에 어려움을 많다. 그렇기 때문에 당사자들의 육성이나 생각을 직접 듣는 게 쉽지 않다. 당사자의 직접적인 목소리나 생각을 인터뷰 형식이나 칼럼 형식으로 들을 수 있길 바란다.

이민규

7월 12일자 28면 ‘日 보복 WTO 제소, 아베의 정치적 입지 약화시킬 수 있어’는 한일관계에 대한 문제를 종합적으로 이야기한 뒤 해법까지 제시했다. 상당히 좋았다. 한일 갈등 관련 스트레이트 기사도 좋지만 한걸음 뒤로 물러서서 이 사안을 어떻게 볼 것인지 조망하는 깊이 있는 이야기도 필요하다. 현장에서 뛰는 취재기자들이 하기엔 무리인 부분을 논설위원실에서 기획해서 ‘논ㆍ담’이라는 섹션을 통해 심층적으로 잘 짚었다.

6월 29일자 19면 ‘방방곡곡 노포기행, 벽면 빼곡히 LPㆍ카세트 테이프… 40년째 아날로그 감성이 흐릅니다’는 지면이 흑백이었다. 아날로그 감성이 느껴진다. 지면도 좋지만 사람들이 온라인으로도 많이 클릭할 것 같다. 온라인, 모바일로 갔을 때 음악이 좀 흘러나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봤다.

6월 22일자 1면 ‘스토리도 결말도 내가 만든다, 인터랙티브 콘텐츠 열풍’도 상당히 재미있게 봤다. 향후 미디어의 방향은 나만의 콘텐츠를 만드는 것이다. 발군의 아이템 선정이었다. 나아가 독자들도 직접 참여해 볼 수 있게 했다면 더 좋았을 것 같다. 사이트를 링크하면 체험해 볼 수 있도록 하는 식이다. 보는 기사에서 체험하는 기사로 가는 아주 좋은 아이템이다.

7월 4일자 17면 ‘붉은 수돗물 위험 키우는 아연도강관ㆍ주철관, 아직도 곳곳에 묻혀있다’에선 데이터를 쭉 제시했는데 가독성이 떨어진다. 데이터가 갖는 의미가 뭔지 설명이 없다. 7월 11일자 9면 ‘한여름의 연쇄살인 폭염’기사를 보면서 전국의 폭염 지도를 만들어 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독자들이 한눈에 지리 정보까지 파악할 수 있게 시각화하면 좋을 것 같았다.

황동일

세계보건기구 리포트에 따르면 2050년엔 가장 심각한 질병이 우울증이다. 비용도 많이 들고 사망자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기왕 ‘조현병 바로 알기’ 기획을 하고 있으니 정신질환 전체로 시각을 넓혀도 괜찮을 것 같다.

정리=박일근 뉴스2부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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