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재팬 아닌 ‘노 아베(NO ABE)’ 해야”… 커지는 자성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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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재팬 아닌 ‘노 아베(NO ABE)’ 해야”… 커지는 자성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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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8.07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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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오전 서울 중구 세종대로 일대에서 중구청 관계자들이 태극기와 '노 재팬' 배너 깃발을 설치하고 있다. 중구청은 제74주년 광복절을 맞아 일본제품 불매와 일본여행 거부를 뜻하는 '노(보이콧) 재팬-No(Boycott) Japan: 가지 않습니다 사지 않습니다' 배너기를 태극기와 함께 설치한다고 5일 밝혔다. 홍인기 기자

“노 재팬(NO JAPAN)이 아닌 노 아베(NO ABE)’를.”

한일 경제갈등이 악화일로이지만 갈수록 높아지는 ‘반일(反日) 공세’ 수위를 조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일본 정부에 대한 강경한 대응과는 별개로 반일 운동의 타깃을 일본 전체로 삼아 양국 국민 간 감정의 골을 깊게 만드는 것은 해법이 되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계기는 6일 서울 시내 한복판에 ‘노 재팬’ 깃발을 내걸었던 서울 중구였다. 중구는 이날부터 제74주년 광복절을 맞아 태극기와 함께 일본 제품 불매와 일본 여행 거부를 뜻하는 관련 깃발을 길가에 설치했다. 그러자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중심으로 반대 여론이 형성됐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일본인은 구별해야 하며, 민간이 주도하는 일본 불매운동에 관(官)이 나서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었다.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 게시판과 중구청 홈페이지에는 이를 비판하는 글이 잇달아 올라왔다. “NO JAPAN입니까? NO ABE SHINJO(아베 신조)여야 합니다” “노 재팬은 민간에서 해야 한다” 등이다. 결국 중구는 하루 만에 입장을 번복하고 해당 깃발을 내리기로 결정했다.

정치권과 학계에서도 우려가 쏟아졌다.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은 7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노 재패니즈, 즉 일본이나 일본인을 반대해서는 안 된다. 우리가 반대할 것은 노 아베”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또 “우리가 싸우더라도 적을 알고 싸워야지, 전체 일본과 일본 국민을 배척해선 안 되고, (영화) ‘주유소 습격사건’처럼 한 사람만 패야 한다”고 했다. 영화 주유소 습격사건에서 명대사로 꼽히는 “나는 한 놈만 팬다”를 인용한 발언이다.

박찬운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페이스북에 “우리 시민의 반일감정은 일본인 전체를 적으로 만들겠다는 것이 아니라 일본 극우 세력을 대표하는 아베의 무리하고 무도한 행동에 분노하는 것”이라고 했다. 노명우 아주대 사회학과 교수는 “우리는 아베와 아베를 조종하는 일본 우익과 싸우고 있다”고 강조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위터에서 진행되는 #좋아요_한국(왼쪽), #좋아요_일본 해시태그 운동. 트위터 캡처

일본에서도 비슷한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일본의 양심적 지식인들이 지난달 말 발표한 ‘한국은 적인가’라는 성명은 열흘 만에 서명인이 6,000명을 넘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성명에서 “한일관계는 지금 악순환에 빠져 있다”며 “이번에 한일 쌍방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지만, 우리들은 일본 시민이므로 우선은 우리에게 책임이 있는 일본 정부의 문제를 지적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또 일본 트위터에는 ‘#좋아요_한국’이라는 해시태그(#) 운동이 일주일째 이어지고 있다. 한국에서 여행하거나 유학하면서 겪은 미담을 적으며 이 해시태그를 덧붙이는 방식이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한국 트위터에서도 ‘#좋아요_일본’이라는 맞장구 운동이 펼쳐지고 있다.

전혼잎 기자 hoiho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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