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과 한국노총 소속 전국 타워크레인 노동자들이 동시 파업해 고공 농성을 벌이고 있는 지난 6월 4일 오전 울산시 북구의 한 아파트 공사현장에서 멈춰선 타워크레인 아래 한 건설노조 조합원이 지나가고 있다. 울산=연합뉴스

타워크레인 노조가 정부의 소형 타워크레인 안정성 강화 방안에 반대하며 무기한 총파업을 예고했다. 파업 예정일까지 접점을 찾지 못할 경우 여름철 건설 현장이 지난 6월에 이어 재차 멈춰설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민주노총 전국건설노조 타워크레인분과위원회는 오는 12일 오전 7시 총파업에 돌입한다. 노조는 “국토부는 (노사민정 협의체에서) 합의되지도 않은 내용을 독단적으로 발표하고 밀어붙였다”며 “발표 대책을 스스로 폐기하고 노조의 요구를 수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노총 타워크레인조종사 노동조합도 같은 날 공동 파업에 나선다.

대형 타워크레인 조종사로 구성된 이들 노조는 6월 초 탑승자 없이 원격 가동되는 소형 타워크레인의 퇴출을 요구하며 전면 파업을 벌였다. 당시 전국에서 가동 중인 타워크레인 3,500여대 중 절반가량인 1,716대가 작업을 중단했다. 이후 국토부는 노조와 타워크레인 임대사, 시민단체, 전문가들과 노사민정 협의체를 구성해 개선 방안을 논의했고 지난달 25일 ‘타워크레인 안정성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소형 타워크레인의 규격 제한과 조종사 면허시험 강화가 골자다.

소형 타워크레인 규격 -박구원 기자

노조는 정부안에 담긴 소형 타워크레인 규격이면 작업 반경이 대형 크레인과 다를 바 없다며 보다 규격을 제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는 또 ‘모든 타워크레인에 조종석을 설치해야 한다’는 협의체 합의는 정부안에서 빠진 반면, ‘일반 타워크레인 조종사 시험에 원격조종 방식을 반영한다’는 미합의 사항은 포함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준태 건설노조 교선국장은 “원격조종은 중량물 확인이 어렵고 바람 영향도 작지 않아 위험하다는 것이 노조의 입장”이라며 “접점을 찾지 못하면 총파업을 강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토부는 진화에 나섰다. 국토부 관계자는 “소형 타워크레인 규격기준안은 잠정안인 만큼 확정시까지 노조와 협의를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토부는 다음주 노사민정 협의체 소집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국토부와 노조가 지난 주말 비공식 협의에서 별다른 진전을 이루지 못하면서 12일 총파업은 기정사실로 굳어지는 분위기다.

타워크레인 파업이 현실화하면 건설현장 공사 지연이 불가피하다. 6월 파업은 기간이 짧아 현장의 피해가 크지 않았지만, 이번 파업이 장기화할 경우 대체장비 투입에 한계가 있고 다른 공정의 차질도 불가피해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다. 또 이번에는 타워크레인 설치ㆍ해체 노조 역시 파업에 참여할 가능성이 높아 피해 규모는 더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건설업계에서는 파업이 일주일 이상 지속될 경우 전국적으로 피해액이 1조원을 넘어설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허경주 기자 fairyhkj@hankookilbo.com

진달래 기자 aza@hankookilbo.com

web_cdn 저작권자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경제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