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력한 부양책 실업률 급감 등 성과… 청년층 등 높은 지지 이어져
아베 신조 일본총리. 연합뉴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강한 일본’을 기치로 패권국가를 지향할 수 있는 자신감의 원천에는 ‘아베노믹스’로 이룬 경제 성과가 있다. 그는 지난 2012년 12월 2차 집권에 성공한 이후 강력한 재정ㆍ통화정책을 전면에 내세워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을 끝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무엇보다 지속적인 경제 호황과 실업률 감소는 청년층의 높은 지지로 이어져 아베 총리의 정치 기반에 한 축이 되고 있다.

아베노믹스의 핵심은 ‘중앙은행의 양적완화’와 ‘정부의 재정확대’다. 특히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은 이른바 ‘무제한 금융완화’에 나서 장기간 ‘엔저’ 기조를 이끌고 있다. 아베 총리 취임 당시 달러당 80엔에 불과했던 엔화 환율은 한때 125엔까지 치솟은 뒤 최근 100~110엔을 유지하고 있다.

그 사이 일본 정부는 2013년 20조2,000억엔(약 240조원) 규모의 경기부양책을 내놓은 데 이어, 2014년 4월과 12월에도 각각 5조5,000억엔, 3조5,000억엔에 달하는 강력한 재정확대 정책을 내세우는 등 유동성을 늘리는 데 총력을 다했다. 이어 2015년 발표된 ‘아베노믹스 2단계’에선 △국내총생산(GDP) 600조엔 △희망 출산율 1.8% △간병 퇴직 제로 등 단순 성장을 넘어 미래 투자 계획도 내세웠다.

가시적인 효과는 금세 나타났다. 일본 정부 홈페이지에 따르면 정책 이전 493조엔이었던 일본의 명목 GDP는 554조엔으로 치솟았다. 이 기간 취업자 수는 380만명(6,280만명→6,660만명) 늘어났고 이중 여성 취업자가 290만명(2,660만명→2,950만명)을 차지했다. 실업률은 4.5%에서 2.4%로 크게 하락했다.

또 엔저로 제품의 가격 경쟁력이 높아진 일본 기업들의 수출 증대로 이어지면서 단 5년 사이 일본 기업 순이익은 2.6배, 닛케이지수는 2배 이상 상승했다. 도요타자동차의 올해 3월 결산 기준(2018년 4월~2019년 3월) 연간 매출액이 일본 기업 역대 최고치인 30조2,256억엔(약 321조원)에 달할 정도다.

경제 호조는 아베 총리를 향한 지지로 돌아왔다. 특히 취업 부담을 덜어낸 청년층의 지지가 압도적이다. 지난 3월 실시된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 여론조사에서 “아베 내각을 지지한다”는 응답은 48%, “지지하지 않는다”는 42%였다. 하지만 18~39세에선 “지지한다”는 응답이 60%로 “지지하지 않는다”(25%)는 인원보다 두 배 이상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임금이 오르지 않으면서 소비가 살아나지 않고 있다는 점은 한계로 지적된다. 지난 2017년 가계소비는 0.1%, 실질소득은 0.2%씩 감소했으며, 실질임금은 1997년 이후 9%나 떨어졌다. 이에 아베 총리는 지난해 기업들에 임금 인상을 요구했지만, 상당수 기업들은 경쟁력 상실과 원가 상승 등의 이유로 이를 꺼리는 분위기다. ‘돈풀기 정책’이 불러오는 또 다른 문제인 막대한 국가부채를 해결하기 위해 2014년 소비세율을 5%에서 8%로 인상했다가 오히려 소비를 위축시키는 효과를 낳기도 했다.

전영수 한양대 국제학대학원 교수는 “아베 정권은 아베노믹스로 이룬 경제성과로 정상국가 회귀를 위한 자신감을 얻는 것은 물론 강력한 리더십을 확인시켰다”면서도 “다만 호황의 수혜가 일부에 한정돼 있고 가계나 내수는 일부 취약성도 노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손영하 기자 froze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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