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운영위서 사전협의 사실 공개… 김상조 “일본, 금융 공격 가능성 낮아”
6일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나경원(왼쪽) 원내대표, 곽상도 의원 등 자유한국당 소속 위원들이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의 발언을 들으며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연합뉴스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은 6일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부의 ‘1+1(한일 기업 공동기금 조성)’ 방안과 관련해 피해자들과 사전협의가 있었다고 밝혔다.

노 실장은 여야의 ‘안보국회’ 개최 합의에 따라 이날 열린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정부가 1+1안에 대해 피해자의 의사를 확인했었냐’는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질문에 “피해자와 발표해도 될 수준의 합의가 있었다고 판단했다”며 “그 정도는 (피해자와) 합의했다”고 답했다. 또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은 일본의 한국 금융시장 공격 가능성에 대해 “20년 전 IMF 외환위기 시절과 금융 펀더멘털(기초여건) 상황이 달라서 그럴 가능성이 매우 매우 낮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여야가 가장 치열하게 맞붙은 쟁점은 정작 노영민 비서실장의 답변 태도 논란이었다. 발단은 문재인 대통령을 정조준한 곽상도 한국당 의원의 의혹 제기였다. 곽 의원은 앞서 문 대통령이 과거 변호사 시절 부일장학회 설립자인 고(故) 김지태씨의 상속세-법인세 소송에 허위 증거 자료를 제출해서 이겼다고 주장했다. 곽 의원이 “위증하고 허위 자료를 낸 것에 대해 대통령이 분명히 말해야 한다”고 하자, 노 실장은 언성을 높이며 “말씀하신 부분에 대해 책임질 수 있냐, 여기서 말하지 말고 정론관(국회 기자회견장)에서 가서 말씀하시라”고 반박했다. 국회 상임위 발언은 면책특권 대상이 된다는 점을 역으로 지적한 것이었다.

노 실장의 거친 발언에 나경원 원내대표와 한국당 의원들은 “어디서 협박을 하냐”고 강하게 반발했다. 노 실장은 야당 측에서 사과 요구가 잇따르자 “국민들은 힘을 모아 (일 경제보복 대응에) 참여하고 있는데 국회에선 사실관계 확인이 안 된 것으로 고소고발을 하고 있다”며 “대통령은 밥도 못 먹냐”고 맞섰다. 러시아의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ㆍ카디즈) 침범 당시 문 대통령이 여당 원내대표단과 오찬을 했다는 지적에 대한 반발로 해석됐다.

여진은 정회 후까지 이어졌다. 한국당 의원들은 “야당 의원에 대한 도발이고 도전”, “권력을 가진 자가 야당 의원에게 협박을 한 것”이라며 노 실장의 사과를 거듭 촉구했다. 대립이 20분 넘게 이어지자, 노 실장은 결국 “정론관 발언을 취소한다”며 “제 발언으로 원만한 회의가 이뤄지지 못한 것에 유감을 표한다”고 했다.

야당 의원들과 청와대 인사들은 질의 과정에서도 계속 충돌했다. 김정재 한국당 의원은 “미사일이 어디에서 뻥뻥 날아올지 정말 불안하기 그지없는데, 위중한 안보위기 속에 우리 대통령은 보이지 않는다”고 공세를 폈다. 같은 당 정태옥 의원도 “일본이 무역보복을 하겠다고 한달 보름이 지난 4월25일에 추경안이 제출됐는데, 무역보복 예산은 하나도 없었다. (정부가) 준비를 안 했다는 것”이라 꼬집었다. 그러나 김 실장은 “정부가 전혀 준비가 돼 있지 않다고 단정하는 것은 국익 차원에서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다”고 맞섰고, 노 실장 역시 “세상이 꼭 겉으로 드러난 것만이 사실은 아니다. 전방위적인 외교적 노력을 했다”고 강조했다.

야당 공세에 맞서 민주당 의원들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ㆍ지소미아) 파기 등 더 강경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이에 대해 정 실장은 “지소미아가 한일 간 상황에 비춰볼 때 정치적·군사적으로 실효성이 계속 있는 것인지 심각하게 검토해봐야 한다”고 했다.

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박준석 기자 pj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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