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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ㆍ러 “美 미사일 아시아 배치 좌시 안해” 동시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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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ㆍ러 “美 미사일 아시아 배치 좌시 안해” 동시 경고

입력
2019.08.06 17:11
수정
2019.08.06 22:17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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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총 중국 외교부 군축사 사장(국장급)이 6일 베이징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베이징=AP 연합뉴스
푸총 중국 외교부 군축사 사장(국장급)이 6일 베이징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베이징=AP 연합뉴스

미국이 아시아 지역에 ‘재래식 중거리 미사일’을 배치하겠다는 구상을 밝힌 데 대해 중국과 러시아가 동시 경고를 하고 나섰다. 중국은 “좌시하지 않겠다”면서 으름장을 놓았고, 러시아는 아예 자국도 ‘미사일 배치’로 맞불을 놓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아시아를 둘러싼 미ㆍ중ㆍ러 3국 간의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는 모습이다.

6일 로이터ㆍAFP 통신 등에 따르면 푸총(傳聡) 중국 외교부 군축사 사장(국장급)은 이날 미국의 미사일 배치 계획과 관련해 “중국은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이 중국의 문간에 미사일을 배치하면 중국도 대응 조치를 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특히 한국과 일본, 호주를 거론하면서 “신중히 숙고해 영토 내에 미국의 미사일 배치를 허용하지 말기를 촉구한다”라며 미국에 협조하는 게 국익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압박했다. 어떤 대응을 할지 구체적으로 설명하진 않았으나, 푸 사장은 “모든 선택지가 테이블에 오를 것”이라며 미사일 배치 국가에 대한 보복 조치 가능성도 시사했다.

이에 앞서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이날 웹사이트를 통해 “미국이 중국 주변에 중거리 미사일을 배치하는 건 매우 강력한 공격성을 드러내는 것”이라며 “국제와 지역 안보 정세에 심각히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우리의 이익이 침해받는 걸 절대로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며 “특히 어떤 국가가 중국의 문 앞에서 소란을 일으키는 건 더욱 용납될 수 없다”고 경고했다. ‘중국이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안정을 해친다’는 미국 주장에 대해서도 “완전히 무책임하다”고 반박했다.

최근 중국과의 관계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는 러시아도 거세게 반발했다. 러시아 외무부 군비통제 담당 세르게이 럅코프 외무차관은 5일(현지시간) “미국이 새로운 미사일을 아시아에 배치하기 시작하면, 우리도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대응조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미국과 러시아가 맺었던 중거리핵전력(INF) 조약이 지난 2일 폐기된 것과 관련, 일본이 배치를 추진 중인 미사일 요격시스템 ‘이지스 어쇼어’도 공격용 순항미사일이 탑재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그럴 경우 우리도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일본 NHK방송은 “러시아도 대항 조치를 검토할 것임을 분명히 밝힌 것”이라고 해석했다.

앞서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은 INF 조약 탈퇴 하루 만인 3일, 지상발사형 중거리 미사일의 아시아 배치를 추진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한 바 있다. 이에 대해 한국 국방부는 “검토한 바 없고, 계획도 없다”고 선을 그었고,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도 5일 “그런 요청을 받지 못했고, 앞으로 있더라도 거절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중국이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는 남중국해 해역으로 미국이 6일 항공모함을 보낸 것으로 전해져 미중 간 대립이 한층 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AP통신은 미 해군이 이날 중국과 영유권 분쟁을 겪고 있는 국가들 중 하나인 필리핀의 군 장성과 관리, 언론인 등을 비행편으로 로널드 레이건호 항공모함까지 데려갔다면서 이같이 보도했다.

김정우 기자 woo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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