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지금 대통령이 허풍이나 칠 때냐”
보수 야당들은 6일 문재인 대통령이 일본 경제보복의 극복 방안으로 남북 경제협력을 언급한 것을 두고 뜬금 없는 극일(克日) 해법이라며 일제히 맹폭했다. 더욱이 북한이 문 대통령의 ‘남북 평화경제’ 발언 하루 만에 또다시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쏴 비판은 한층 거셌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이날 경북 영천 복숭아 농가의 주민간담회 뒤 “대통령이 현실성 없는 환상에 빠져있다. 정말 어처구니 없다”고 비판했다. 황 대표는 “대통령 발언 하루 만에 미사일 도발하는 북한과 경협을 하느냐”며 “외교적 노력과 정치로 풀 문제를 방기한 채 국민 분통 터지는 이야기만 한다”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전날 청와대 수석ㆍ보좌관 회의에서 “남북 간 경협으로 평화경제가 실현된다면 우리는 단숨에 일본을 따라잡을 수 있다”며 ‘한반도 평화경제’를 극일 비전으로 제시했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도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사태 해결의 관건은 우리나라 서플라인 체인(부품공급망) 정상화인데, 북한과의 경협이라는 엉뚱한 솔루션을 들고 나왔다”고 말했다. “모래 속에 머리를 박은 타조 같은 어리석은 모습” “소가 웃을 일”이라는 원색적 비난도 더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이) 상상 속 희망과 실현 가능한 대안을 구분하지 못하고, 북한 퍼주기 구실을 만들어 버렸다”며 “‘북한 중독’으로 안보도, 경제도 우리 민족끼리라는 신(新)쇄국주의를 통해 구한말 조선을 만들 것이냐”고 따져 물었다.
바른미래당 역시 맹렬히 비판했다. 유승민 전 대표는 “지금 대통령이 허풍이나 칠 때냐”고 했다. 그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일본 경제가 우리를 앞서는 것은 단순히 규모가 아니라 기술이고 경쟁력”이라며 “핵과 미사일 외에는 변변한 기술도 없는 북한과 협력해서 어떻게 일본을 따라잡는다는 말인가”라고 지적했다. 이어 “개성공단 재개도 못하는 상황에서 평화경제라는 허무맹랑한 미사여구로 국민을 또다시 기만하고 현혹시키려 한다”고 맹비난했다. 오신환 원내대표도 원내대책회의에서 “(평화경제를) 일본과의 경제전쟁 해법으로 삼기에는 상황이 너무 급박하다”며 외교적 해법 마련에 집중할 때라고 지적했다. 같은 당 하태경 의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문 대통령의 몽상가적 발언에 북한이 ‘꿈 깨라’며 새벽에 미사일로 화답했다”며 “북한이 연일 미사일을 쏘아대는데 대통령이 평화경제라는 한심한 이야기로 뜬구름 잡고 있다”고 주장했다.
손현성 기자 h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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