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8일에도 일본대사관 앞 집회 예고
보수단체인 엄마부대의 주옥순 대표가 6일 자신의 ‘아베 수상님, 사죄드린다’ 발언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아무리 씹어도 저는 괜찮다”고 받아 쳤다. 주 대표는 앞서 1일 한일 경제갈등 상황 속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집회를 열고 “아베 수상님,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진심으로 사죄를 드린다”고 말한 것이 뒤늦게 알려지며 공분을 샀다.
주 대표는 이날 자신의 유튜브 채널 ‘엄마방송’에 올린 영상을 통해 “오늘 포털사이트 검색 순위 1위에 주옥순이 올라왔다. 많이 올라가서 보시길 바란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어 “제가 일본대사관에서 (집회) 한 것 가지고 좌파 언론이 저를 씹어대는데, 경제적 악순환을 물려주지 않을 수만 있다면 욕 좀 먹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본이 36번이나 대한민국 국민들이나 정치인들에게 사과를 했으니 이제 무너져가는 대한민국 경제 살리기를 위해선 문재인 정권이 국가와 정상 간에 맺은 신뢰를 더 이상 깨지 말고 한 번의 사과를 통해 회복하라”고 재차 강조했다. 1일 집회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즉시 일본 정부와 국민에게 사과해야 한다. 일본에 제대로 하면 나라가 이 꼴이 안 난다”고 말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주 대표가 국민 감정과 동 떨어진 ‘극언’을 쏟아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주 대표는 박근혜 정부 시절 엄마부대를 통해 세월호 참사 피해 가족들을 비난하거나 촛불집회 반대 시위 등 보수단체의 집회를 주도하면서 언론에 알려졌다. 2016년 한일 정부의 위안부 협상 당시에는 이를 옹호하며 “내 딸이나 어머니가 위안부 피해자였어도 (일본을) 용서해 주겠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박근혜 정부가 관제시위를 지원했다는 일명 ‘화이트리스트’ 의혹 수사와 관련해 2017년 검찰 수사를 받기도 했던 주 대표는 같은 해 자유한국당이 디지털 공간에서 소통을 강화하려 만든 디지털정당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임명된 바 있다.
계속되는 주 대표의 선을 넘는 발언을 두고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일본 우익매체들의 혐한에 가까운 망언이나 ‘가짜뉴스’의 근원지가 된다는 지적도 있다. 재일 언론인인 유재순 JP뉴스 대표는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우익 단체들은 한국에서 일본에 유익한, 일본을 도와주는 지원 사격을 하는 듯한 주옥순 씨 같은 단체나 발언이 있으면 즉각 일본어로 번역해서 영상으로 만들어서 띄운다”고 했다. 유 대표는 “(주 대표의 발언에) 우익 단체들은 아마 대 환호성을 지르고 있을 것”이라고도 했다.
한편 엄마부대는 이달 8일에도 주한일본대사관 앞에서 집회를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혼잎 기자 hoiho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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