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방학특강을 들으러 초등학생이 버스에서 내려 대치동 학원가를 향하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얼마 전 늦은 밤 노란 버스들이 길가에 줄지어 서 있는 모습을 보았다. 그리고 그 뒤에는 환하게 불을 밝히고 있는 입시 학원의 간판이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휴가를 떠나는 철이지만, 더위나 방학과는 관계없이 언제나 바쁘게 문이 열려 있는 곳이 바로 학원이다.

국어사전을 보완하기 위해서는 새롭게 나타난 말들을 찾아보고 그 말이 얼마나 널리 퍼져 쓰이는지를 유심히 살펴보게 된다. 그 중에서도 여러 뉴스나 언론 매체에서 종종 모습을 보이는 ‘뒷모습 증후군’이라는 말이 있다. 국립국어원 ‘우리말샘’에 따르면, ‘과도한 교육열로 인해 자녀가 가족과 함께 있는 시간이 줄어들면서 자녀의 얼굴보다 뒷모습을 보는 것이 더 익숙해진 사회 현상을 이르는 말’이라는 풀이를 볼 수 있다. 뒷모습을 더 많이 보는 가족이라니, 슬프고 씁쓸한 말이다. 우리 사회의 지나친 교육열이 사회 문제로 인식된 것은 한두 해 전의 일이 아니지만, 이러한 현상을 ‘뒷모습 증후군’이라는 새로운 말로 명명하게 된 것이다. 신어라는 것은 새로운 대상에 대한 명명이나 새로운 표현에 대한 욕구로 만들어지는 경우가 많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사회나 시대의 상황과 분위기를 민감하게 반영하는 잣대라 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치열한 사교육 현장을 소재로 하여 올 초 큰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가 있었다. 그 드라마를 통해 대입을 앞둔 자녀나 학부모들에 대한 상상 이상의 이야기가 세상에 많이 회자되면서 ‘돼지 엄마’라는 말도 많이 보였다. ‘돼지 엄마’는 사교육에 대한 정보에 정통하여 다른 엄마들을 이끄는 엄마를 가리키는 말이라고 한다. 찾아보면 우리나라의 과도한 교육열과 관련하여 만들어진 신어가 이외에도 많을 것이다. 언어는 이렇게 우리의 삶을 담고 있다.

이유원 국립국어원 학예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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