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모든 병원급 의료기관은 층수나 면적과 상관 없이 스프링클러 또는 간이스프링클러를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한다.
소방청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개정 '화재예방, 소방시설 설치·유지 및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시행령(소방시설법 시행령)'을 6일 공포해 시행에 들어간다고 5일 밝혔다. 개정 시행령은 병원급 의료기관의 경우 바닥면적 합계가 600㎡ 이상인 경우에는 스프링클러를, 600㎡ 미만인 경우에는 간이스프링클러를 설치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다. 기존에는 병원급 의료기관 가운데 요양병원에만 600㎡ 이상은 스프링클러를, 600㎡ 미만은 간이스프링클러를 의무적으로 설치하게 돼 있었다.
요양병원 외의 병원(종합병원·병원·치과병원·한방병원)은 층수나 면적에 따라 스프링클러 설치 의무가 달랐다. 6층 이상이거나 지하층, 창이 없는 층(무창층), 4층 이상이면서 바닥면적이 1,000㎡ 이상인 경우만 스프링클러 설치가 의무였다. 지난해 1월 화재로 사망자 39명을 포함해 190명의 대규모 인명피해가 발생한 밀양 세종병원은 거동이 불편한 고령 환자가 주로 이용한 5층 규모 병원이었지만 의무 대상에 포함되지 않아 스프링클러 설치 대상이 아니었다. 개정안은 병원급의 스프링클러 설치 의무화와 아울러 의원급 의료기관(의원·치과의원·한의원)도 입원실이 있는 경우에는 간이스프링클러 설비를 반드시 갖추도록 했다.
화재발생 사실을 자동으로 소방상황실에 통보해주는 자동화재속보설비 의무 설치 대상도 확대했다. 기존에는 요양병원만 의무화돼 있으나 개정안은 모든 병원급 의료기관과 입원실 있는 의원급 의료기관도 적용 대상에 넣었다.
6일부터 시행되는 개정 소방시설법 시행령은 새로 만들어지는 의료기관에 곧바로 적용된다. 기존에 있던 의료기관 가운데 의무설치 대상에 새로 포함되지만 아직 스프링클러·간이스프링클러와 자동화재속보설비를 갖추지 못한 1,000여곳은 2022년 8월31일까지 설치를 완료하도록 유예기간을 뒀다.
배성재 기자 pass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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