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5개월 만에 600선 아래로… 시장 “곧바로 반등, 어려운 상황”
5일 코스닥 지수는 ‘밑 빠진 독’이었다. 장중 6%가 떨어져 3년여 만에 ‘사이드카(프로그램매매 호가 효력정지)’가 발동된 것도 무색하게 7%대 폭락으로 무려 12년 만에 하루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코스피는 지난주 일본의 ‘화이트리스트(수출심사 우대국)’ 배제 조치로 2,000선이 붕괴되고 맞은 첫 거래일부터 허무하게 1,950선마저 내주고 말았다.
이날 코스닥 지수는 전거래일보다 45.91포인트(7.46%) 급락한 569.79로 마감하며 각종 기록을 쏟아냈다. 코스닥이 600선 아래로 떨어진 것은 2017년 3월 10일 이후 약 2년 5개월만이다. 이날 종가는 2015년 1월 8일(566.43) 이후 약 4년 7개월만의 최저치였다. 하루 낙폭은 2007년 8월 16일(77.85포인트) 이후 약 12년 만에 최대치다. 등락률 기준으로는 2011년 9월 26일(8.28%) 이후 최대치다.
오후 2시 9분쯤 코스닥 지수가 6.19% 떨어지자, 2016년 6월 이후 3년 2개월 만에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사이드카는 시장 상황이 급변을 막기 위해 5분 간 매매를 제한하는 조치지만, 이날은 사이드카가 해제된 뒤에도 투자자들이 다투어 자금을 빼면서 결국 7% 넘게 떨어지고 말았다.
코스피는 전거래일보다 51.15포인트(2.56%) 하락한 1,946.98로 장을 마쳤다. 이날 종가는 2016년 6월 28일(1.936.22) 이후 3년 1개월여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미 지난 2일 2000선을 내준 코스피는 12.20포인트(0.61%) 내린 1,985.93으로 출발해 장중 한때 1,945.39까지 하락하는 등 약세 흐름을 이어갔다.
이날 증시 폭락은 미중 무역갈등 악화와 일본의 경제보복이라는 악재가 부른 공포심리 때문이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한국은 수출의존도가 높은데 미중 무역협상이 난맥인 상황에서 일본이 경제 보복을 해 투자자들이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경수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 “코스닥에는 바이오기업 악재가 코오롱에 이어 신라젠까지 추가적으로 이어졌다”며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종목은 거의 다 바이오인데 이들 대부분이 이날 하락했다”고 분석했다.
실제 지난 2일 신약(펙사벡)의 글로벌 임상3상 중단권고를 받아 하한가였던 신라젠은 이날도 하한가를 기록했고, 셀트리온헬스케어(-9.50%), 메디톡스(-19.07%), 셀트리온제약(-11.88%), 제넥신(-12.23%), 등 주요 바이오주가 큰 폭으로 떨어져 장을 마감했다.
주가 반등 시기도 현재로서는 불투명하다. 하인환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지금은 기업 실적이 안 좋아 단순히 주가가 빠졌다고 해서 곧바로 반등이 나타나긴 어려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상무 기자 allclea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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