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권력기관 개혁 기조 일환
정부가 군사안보지원사령부(안보지원사ㆍ옛 국군기무사령부)에 더 이상 검사를 파견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권력기관에 검사 파견을 줄이겠다는 문재인 정부 기조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5일 정부 및 군 소식통에 따르면 법무부는 지난달 31일 고검검사급 인사를 단행하면서 이용일(51ㆍ사법연수원 28기) 안보지원사 감찰실장을 파견복귀시켜 대구지검 서부지청장에 임명하고, 이 실장과 함께 안보지원사에 파견됐던 검사 2명도 복귀시켰다. 하지만, 법무부는 이들과 교체 근무할 검사를 파견하지 않았다.
문재인 정부는 계엄문건 작성, 민간인 사찰 등 월권 행위 책임을 물어 기무사를 ‘해편’(解編ㆍ근본적으로 재편)해 안보지원사를 창설하고, 방첩과 군 관련 비위 행위 적발에만 집중하도록 했다. 또 과거 불법 행위가 반복되지 않도록 감시하기 위해 검사를 파견했다. 이에 따라 현역 군인이 아닌 ‘2급 이상 군무원, 검사 또는 고위감사공무원’이 감찰실장을 맡도록 관련 조항을 신설하고, 지난해 9월 이용일 당시 수원지검 여주지청장을 감찰실장에 임명했다.
감찰실장은 군에 대한 문민통제 차원에서 △국가 전복 및 방위산업 관련 비리 △국방부 장관 및 군 고위 관계자의 불법 비리 정보 등에 대한 감찰 등을 실시해 청와대 민정수석실에 보고하는 역할을 맡았다. 사령부 내부 감찰 및 비위사항 조사 등의 원활한 업무 수행을 위해 검사 2명도 파견됐다.
한 정부 관계자는 “권력기관에 대한 검사 파견을 줄이겠다고 했던 현 정부의 기조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안보지원사의 불법행위에 대한 법률적 검토 등을 하는 직책 특성상 검사 대신 감사원 출신에게 감찰실장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군 내부에서도 청와대 민정수석이나 민정수석실 반부패비서관실 산하 공직감찰반장(옛 특별감찰반장)으로 감사원에서 잔뼈가 굵은 행정고시 출신을 앉힌 것으로 미루어 감사원 출신이 내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문 대통령은 앞서 올해 2월 ‘국가정보원ㆍ검찰ㆍ경찰 개혁 전략회의’를 열고 “올해 우리는 일제시대를 거치며 비뚤어진 권력기관의 그림자를 완전히 벗어버리는 원년으로 만들어야 할 것”이라며 권력기관 개혁 의지를 다졌다.
안아람 기자 onesho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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