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월 인천 가천대 길병원 당직실에서 숨진 소아청소년과 전공의(레지던트) 고(故) 신형록(33)씨가 사망 직전 1주일동안 업무시간이 113시간에 달하는 등 과로한 것으로 확인돼 산업재해가 인정됐다.

근로복지공단은 5일 “신씨 유족이 제출한 유족급여 및 장의비 청구에 대해 업무상 질병 판정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산재에 해당하는) 업무상 질병으로 인정했다”고 밝혔다. 사망 직후 부검 결과 신씨의 사인은 ‘해부학적으로 불명’으로 나왔으나 업무상 질병 자문위원회는 관련 자료 등을 검토해 사망 원인을 ‘급성 심장사’로 추정했다.

근로복지공단에 따르면, 신씨는 발병 직전 1주일 동안 업무 시간이 113시간이나 됐다. 사망 직전 12주 동안 주 평균 업무 시간도 98시간에 달해 업무상 과로 기준(발병 전 12주 동안 1주 평균 업무 60시간)을 초과했다. 근로복지공단은 “고인은 올해 1월부터 소아 중환자실에서 근무하면서 과중한 책임감과 높은 정신적 긴장 등 업무상 부담 가중 요인이 확인됐다”며 “고인의 사망은 업무상 과로 및 스트레스와 상당한 인과관계가 인정됐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전공의ㆍ수련의 근무시간을 최대 주80시간으로 제한하고 있지만 신씨의 사망 사고를 비롯해 현장에선 유명무실한 만큼 의료계에선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대한전공의협의회는 이날 성명을 내고 “신씨의 산재 인정 판정 결과가 전공의들의 과로로 인한 재해를 근절하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한다”며 “공단의 판정 결과에 감사하게 생각하지만, 산재 승인으로 끝날 것이 아니라 제2, 제3의 희생자가 나오지 않도록 조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전협은 △야간 당직 시 전공의 1인당 담당 환자 수 제한 △입원전담전문의 고용 활성화 △전공의법 미준수 건에 대한 과태료 부과 등 전공의 근무환경 개선을 위한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김지현 기자 hyun1620@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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