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잠 시간에 잠을 자지 않는 한살배기 아이를 손바닥으로 눌러 일어나지 못하게 한 어린이집 교사의 행위가 아동학대에 해당한다는 대법원의 최종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는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아동복지시설 종사자 등의 아동학대 가중처벌) 혐의로 기소된 보육교사 A(59)씨 상고심에서 벌금 25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5일 밝혔다.
보육교사로 20여년 간 근무해온 A씨는 2017년 8월 한 어린이집에서 잠을 자지 않는다는 이유로 1살짜리 원아의 머리와 몸을 손바닥으로 눌러 일어나지 못하게 하고, 밥을 먹지 않으려 하자 입술과 이마 등을 손바닥으로 수차례 두드린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기저귀를 갈면서 엉덩이와 발바닥을 때리는 등 8차례에 걸쳐 만 0~1세 아동 4명을 학대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신체 일부를 접촉한 사실은 인정하지만 피해 아동들을 단순히 터치하거나 ‘고타법(어깨나 팔 등을 가볍게 두드리는 방법)을 사용해서 보이는 만큼 아프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해명하며 서 신체적 학대 혐의를 부인했다.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된 1심에서 배심원들은 △신체에 가한 힘이 단순히 ‘토닥이는 정도’를 넘어서 감정을 담아 때리는 정도이고 △이 같은 학대가 아동의 신체와 건강 발달에 해를 줄 수 있으며 △A씨가 장기간 보육교사로 근무했는데도 기본적인 양육지식을 갖추지 못했다는 이유로 만장일치로 유죄 의견을 냈다.
1심 재판부는 배심원 평결 취지대로 “잠을 자지 않거나 밥을 먹지 않는다는 이유로 만 0~1세에 불과한 원아들의 신체를 때렸다”며 벌금 500만원을 선고하고 80시간 아동학대 치료프로그램 이수를 명령했다.
2심은 유죄 판단을 유지하되, A씨 행위가 아동학대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는 전문심리위원 의견이 있고 아동 발달에 피해가 발생하지 않은 점, 수사과정부터 일관되게 자신의 훈육방식을 깊이 반성하고 있는 점 등을 근거로 벌금 250만원으로 감형했다. 대법원도 2심 판단이 옳다고 봤다.
유환구 기자 reds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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