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티이미지뱅크

고혈압ㆍ당뇨병 등 만성질환이 한 가지씩 늘어날 때마다 노인이 부담하는 연평균 의료비가 약 71만3,000원씩 증가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반면 국민연금ㆍ기초연금 등 공적이전소득을 포함한 노인의 1인별 가계 총소득 증가분은 만성질환 1개당 11만7,000원에 그쳤다. 노인을 대상으로 한 보건당국의 보다 적극적인 만성질환 예방ㆍ관리 정책이 요구된다.

5일 국민연금연구원의 ‘만성질환 노인가계의 의료비 지출 과부담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만 65세 이상 노인들은 나이가 들면서 만성질환을 1개 이상 앓는 경우가 많고 이에 따라 재난에 가까운 의료비(재난적 의료비)를 부담할 상황에 처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017년 국민노후보장패널 7차년도 자료에 등록된 노인 만성질환 환자 3,464명을 분석한 결과, 13%가 재난적 의료비를 부담하고 있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가처분소득(40%)과 경상소득(10%)을 일정 비율만큼 초과하는 의료비를 재난적 의료비로 규정하고 있다. 보고서는 연간 가계소득을 1인당으로 환산한 소득의 20%를 초과하는 의료비를 재난적 의료비로 정의했다.

특히 만성질환을 5개 이상 앓는 노인의 40%가 재난적 의료비를 냈다. 이 비율은 연 소득이 500만원 미만인 저소득 노인 그룹에선 100%에 달했다.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을 추진에도 불구하고 노인의 의료비 부담이 급증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보고서를 작성한 김학주 동국대 불교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만성질환의 수가 많을수록, 상대적으로 낮은 소득수준에 속한 경우일수록, 재난적 수준의 의료비 과부담을 경험할 확률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 분석했다.

실제로 노인 1인당 진료비는 국민 전체 1인당 진료비보다 3배 이상 많고, 2018년 노인 인구가 지출한 진료비는 31조6,527억원에 달해 2012년을 기준으로 93%나 증가한 상황이다. 특히 노인 환자가 많은 만성질환의 경우, 2017년 기준 인구의 33%(1,730만명)가 앓고 있고, 이들이 지출한 진료비(28조원)가 그 해 전체 진료비의 41%에 달했다. 이에 대해 무상의료운동본부 등 보건ㆍ노동 시민사회단체들은 상병수당 확대 등 저소득층에게 직접 의료비를 지원하는 대책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민호 기자 kmh@hankookilbo.com

공감은 비로그인 상태에서도 가능합니다

web_cdn 저작권자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사회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