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스마트폰 보유율이 전 세계 최고 수준을 기록 중인 가운데, 이미 ‘1인 1스마트폰’이 당연해진 지 오래인 중장년층뿐 아니라 고연령층 사이에서의 보유율도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스마트폰이 동영상 시청 수단으로 활용되면서 대표적 일상 미디어였던 TV의 자리를 전 연령대에서 스마트폰이 빠르게 대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5일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의 ‘호모 스마트포니쿠스(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와 서비스를 주도적으로 사용하는 인류)’, 세대별 진화속도 보고서에 따르면 70세 이상 스마트폰 보유율이 2013년 3.6%에서 2018년 37.8%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60대는 19.0%에서 80.3%로, 50대는 51.3%에서 95.5%로 크게 늘었다.
고연령층 보유율 급증으로 10대부터 70세 이상까지 전체 보유율 역시 68.8%에서 20.6%포인트 뛴 89.4%를 기록했다. 우리나라 국민 10명 중 9명은 스마트폰을 쓰고 있는 셈이다. 앞선 올 2월 미국 시장조사업체 퓨리서치 조사에서는 한국 성인 스마트폰 보유율이 95%로 조사 대상 27개국 중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2위 이스라엘(88%), 3위 네덜란드(87%), 4위 스웨덴(86%)과도 큰 격차를 보였다.
국내는 무선 인프라가 탄탄하게 구축돼 있어 빠른 인터넷 속도와 모바일 영상 시청이 보편화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가구 보유율 96.5%로 가장 보편적 미디어인 TV를 통한 하루 평균 시청 시간은 2013년 3시간14분에서 2018년 2시간47분으로 27분 줄어든 반면, 음성통화를 제외한 스마트폰 이용 시간은 1시간32분에서 1시간36분으로 4분 늘었다.
TV보다 스마트폰, 태블릿PC를 통한 방송 시청을 선호하는 비중이 8.8%에서 12.1%로 증가했고, 기사 검색(67.6%)을 제외한 스마트폰을 통해 이용하는 미디어 기능은 기타 동영상(20.6%)과 TV 프로그램(5.0%) 등 영상 시청이 가장 높게 조사됐다. 특히 10대와 20대는 음악듣기가 영상 시청과 비슷하거나 더 높은 비중을 차지한 반면, 30대~70세 이상은 영상 시청 비중이 음악듣기 보다 높았다.
보고서 저자인 정용찬 ICT통계정보연구실 데이터사이언스그룹장은 “50대 이상 고연령층도 ‘스마트폰족’으로 빠르게 편입 중”이라며 “일상 필수 매체로 스마트폰을 선택한 응답자가 56.4%로 TV 선택자(38.1%)를 넘어섰는데, 연령별로 40대는 스마트폰 우위로 돌아섰으며 50대도 스마트폰 선호율(46.3%)이 TV 선호율(50.2%)에 육박해 스마트폰 선호 현상이 고연령층으로 확산 중”이라고 밝혔다.
맹하경 기자 hkm0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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