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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서 잇단 총기 참사에 불붙는 트럼프 책임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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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서 잇단 총기 참사에 불붙는 트럼프 책임론

입력
2019.08.05 08:08
수정
2019.08.05 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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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주말 사이 2건의 총기 참사가 발생한 가운데, 뉴저지주 베드민스터 골프클럽에서 주말을 보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 워싱턴DC로 향하는 전용기에 탑승하고 있다. 베드민스터=로이터 연합뉴스
미국에서 주말 사이 2건의 총기 참사가 발생한 가운데, 뉴저지주 베드민스터 골프클럽에서 주말을 보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 워싱턴DC로 향하는 전용기에 탑승하고 있다. 베드민스터=로이터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최근 일주일 새 발생한 총기 참사 사건들과 관련, “증오는 우리나라에 발붙일 곳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미 정치권에서는 야당 민주당을 중심으로 ‘트럼프 대통령 책임론’이 번지고 있다. 일부 사건의 ‘증오 범죄’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평소 보인 분열적 언사가 악영향을 미쳤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을 포함한 공화당이 그동안 총기 규제에 소극적이어왔다는 점도 비판 대상이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뉴저지주 베드민스터 골프클럽에서 주말을 보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워싱턴DC로 향하는 전용기에 탑승하면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는 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한다”면서 현지시간으로 오는 5일 10시 총기 난사 재발 방지 등을 위한 성명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여기에 총기 규제 강화 등 구체적 해결책이 담길지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우리는 (총기 난사가) 멈춰지도록 해야 한다. 이는 오랫동안, 수십 년간 계속돼왔다"며 "우리는 이를 멈추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기자단에 따르면 그는 ‘총기 규제법과 관련해 어떤 조치가 취해질 수 있나’라는 질문에 “나는 많은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많은 것이 논의되고 있다”고 답해 구체적인 사항을 밝히지는 않았다.

그는 그러면서 "우리는 대부분의 (전임) 행정부보다 훨씬 더 많은 것을 했다. 우리는 실제 많은 것을 했다"고 주장했다. 다만 "그러나 더 많은 것들을 해야 한다"고 추가 조치의 필요성을 시사했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성명을 통해 그동안 소극적 입장을 보여 온 ‘총기 규제’와 관련해 보다 구체적인 정책이 담긴 재발 방지책을 발표할지 관심을 끈다.

미국 텍사스주 국경도시 엘패소의 대형 쇼핑단지 내 월마트에서 3일 총기난사 사건이 발생한 직후 모친의 안위를 확인하러 현장에 달려온 한 주민이 오열하고 있다. 엘패소=AP 연합뉴스
미국 텍사스주 국경도시 엘패소의 대형 쇼핑단지 내 월마트에서 3일 총기난사 사건이 발생한 직후 모친의 안위를 확인하러 현장에 달려온 한 주민이 오열하고 있다. 엘패소=AP 연합뉴스

민주당은 특히 내년 11월 대선을 앞두고 이번 총기 난사 사건들에 대한 쟁점화를 시도하고 있다. 로이터는 “민주당 대선 주자들이 더 엄격한 총기 규제를 요구하고 트럼프 대통령의 인종 갈등 부추김을 비난하면서 정치권에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고 전했다. 일주일 새 발생한 4건의 총격 중 캘리포니아주 ‘길로이 페스티벌’(지난달 28일)과 텍사스주 엘패소 사건(지난 3일) 등 2건의 범행 동기로 ‘증오 범죄’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민주당 대선주자들은 일제히 트럼프 대통령의 책임론을 언급하며 공세를 취했다. 고향이 엘패소인 베토 오루어크 전 하원의원은 이날 CNN 방송에 출연해 "트럼프 대통령은 스스로 인정한 인종주의자이고 이 나라에서 더 많은 인종주의를 부추기고 있다"고 비판했고,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은 "모든 증거는 우리가 인종주의자이자 백인 민족주의에 호소하는 외국인 혐오자 대통령을 갖고 있음을 시사한다"며 가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총격 사건과 관련해 트위터에 "비극적인 뿐만 아니라 비겁한 행동", "정당화할 어떠한 이유나 변명의 여지도 없다"며 비판하는 글을 올려, 정치권 일각에서 제기되는 ‘트럼프 책임론’과 거리를 두려는 모습을 보였다. 또 별도 포고문에서 애도의 표시로 백악관을 비롯한 관공서에 조기 게양을 지시했다.

다만 풀기자단은 트럼프 대통령이 멕시코 국경지대에 밀려드는 중남미 이민자들을 향해 자신이 '침입'이라는 표현을 사용해왔던 데 대한 질문에는 답변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또 그는 민주당이 주장하는 총기 규제 문제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그동안 공화당 보수파는 총기 협회의 강력한 로비로 인해 총기 규제에 소극적 태도를 보여 왔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앞서 전날(3일) 텍사스주의 국경도시 엘패소의 월마트에서 총기 난사 사건으로 20명이 사망하고 26명이 다친 데 이어 이날 새벽 오하이오주 데이턴의 오리건 지구에서도 총기 난사로 용의자를 포함해 10명이 숨지고 최소 26명이 부상했다.

최나실 기자 verit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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