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 일대에 대규모 정전이 장시간 지속되면서 교통, 통신이 일부 마비되는 등 시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정오께 시작된 정전은 7시간째 완전 복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4일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인도네시아전력공사(PLN)는 “이날(현지시간) 낮 12시쯤 수라라야발전소의 가스터빈 여러 개가 정지되는 등 일부 발전소의 송전 시스템 문제로 자바섬 동쪽에서 서쪽으로 전력을 보낼 수 없게 돼 자카르타를 비롯한 서부와 중부 자바 지역에 전력 공급이 중단됐다”고 밝혔다. 이번 정전으로 3,000만명 이상이 피해를 본 것으로 추산된다.
정전으로 인해 자카르타 지하철(MRT)이 멈추고, 열차 운행이 중단됐다. 카드 결제와 현금인출기(ATM)도 먹통이 됐다. 다만 쇼핑몰과 아파트 단지, 병원 등 대형 건물들은 즉각 비상발전기를 가동해 시민들의 불편을 최소화했다.
문제는 정전의 지속 시간이다. PLN은 이날 오후 5시 “완전 복구에 자카르타 지역은 3시간, 그 외 지역은 5시간은 걸릴 것”이라며 “늦어도 자정 전 해결되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은 발전소가 불시에 정지하더라도 곧바로 회복이 가능한데, 인도네시아는 우리 시스템과 달라 정전 후 회복이 신속하게 이뤄지지 않는다”는 얘기도 들린다.
완전 복구가 늦어져 각 건물마다 비상 전력마저 바닥이 나면 더 큰 혼란이 발생할 수도 있다. 인도네시아 주재 한국 대사관은 이날 “야간에 도시가 어둠에 싸여 치안이 불안해질 수 있으니 일찍 귀가해달라, 카드 사용이 제한되고 있으니 현금도 충분히 준비해두라”고 당부했다.
이날 오후 7시 현재 자카르타 남쪽 지역에서 바라본 도시 풍경은 평상시와 크게 달라 보이지 않는다. 주택가와 아파트 단지뿐 아니라 MRT 역사에도 불이 들어와 있다. 다만 지역에 따라 여전히 정전 상태인 곳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차츰 복구가 되고 있지만 전체적으로 완전 복구가 될 때까지는 시간이 꽤 걸릴 것으로 보인다.
자카르타=고찬유 특파원 jutda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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