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외무 부대신 “품위 없어”… 윤도한 수석 “상대국 정상 향해 막말” 
2일 도쿄에서 세코 히로시게 일본 경제산업상이 화이트리스트에서 한국 제외 결정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도쿄=AP 연합뉴스

한일 경제전쟁이 안보분야를 포함한 전면전으로 치달으면서 국제 외교무대 여론전은 물론 정부 고위 인사들간 장외신경전 또한 불을 뿜고 있다. 일본은 특히 한국 정부가 일본을 화이트리스트(수출우대심사국)에서 제외하는 맞대응 조치를 취한데 대해 강력 반발하면서도 정작 자신들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배제하는 조치에 대해선 정당성을 강변하는데 열을 올리고 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부는 불리하게 돌아가는 국제여론을 돌리는 데 총력을 다하는 모양새다. 한중일과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 등이 참여하는 역내포괄적동반자협정(RCEP) 각료회의 등 국제회의장이 한일 경제전쟁의 최전선이 되고 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2일 오후(현지시간) 방콕 센타라 그랜드호텔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과 외교장관 회담을 마치고 기념촬영을 했다. 폼페이오 장관이 기념촬영 후 강 장관과 고노 외무상을 향해 손짓하고 있다. 방콕=연합뉴스

아사히(朝日)신문 등 일본 언론의 4일 보도에 따르면 세코 히로시케(世耕弘成) 일본 경제산업장관은 전날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RCEP 각료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한국 측이 회의 중에 일본의 수출관리 강화에 대한 발언을 두 차례 했다”고 문제제기를 했다. 그러면서 “(일본은) 안전보장을 목적으로 수출관리를 재검토한 것으로 세계무역기구(WTO) 협정 위반 사실이 전혀 없다”며 “금수조치가 아니다”고 정당성을 거듭 강변했다. 일본 언론들은 특히 한일 갈등으로 RCEP의 연내타결 방침이 표류할 수 있다는 우려를 거듭 제기했다. 국제여론을 우호적으로 돌리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고노 다로(河野太郎) 외무장관도 이날 방콕에서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회의 등에서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일본의 조치를 비판한 것과 관련해 “대부분의 참가국들은 무엇이 쟁점이 되고 있는지 잘 모르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평가절하했다.

7월 22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 조국 민정수석과 윤도한 국민소통수석(왼쪽)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류효진 기자

우리 정부에선 그간 개별적 언급을 자제해 온 청와대 인사들이 전면에 나섰다. 윤도한 국민소통수석은 3일 페이스북을 통해 “일본의 무도(無道)함이 갈수록 도를 더해가는 느낌”이라고 발끈했다. 윤 수석이 브리핑이 아닌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이용해 현안에 대한 생각을 밝힌 건 처음이다.

사토 마사히사(佐藤正久) 외무 부대신이 앞서 BS후지 프로그램에서 문 대통령을 향해 “‘도둑이 뻔뻔하게 군다’(적반하장·賊反荷杖)는 품위 없는 말을 쓰는 것은 정상적인 것은 아니다”며 “무례하다”고 비난한 데 대한 반응이다. 윤 수석은 특히 “차관급 인사가 상대국 정상을 향해 막말을 쏟아내는 게 과연 국제규범에 맞는 것인지 의문이 든다”며 비판했다.

윤 수석은 또 우리 정부의 ‘화이트리스트 제외 상응 조치’와 관련해 세코 히로시게(世耕弘成) 경제산업장관이 “어떤 이유에서 일본을 (한국이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하는 것인지 상황을 확인하고 싶다”고 말한 데 대해서도 조목조목 반박했다. 특히 일본 정부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결의를 위반한 사례를 분석한 ‘북한 화성-13 개발에 일본 장비 사용됐다’(본보 7월 25일자 1면)는 기사를 언급하며 “일본 관료들의 거짓말은 쉬지 않고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종건 청와대 평화기획비서관도 페이스북을 통해 “2019년의 여름은 2017년 가을의 상황만큼 엄중하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작심하고 작심한다”며 “고단한 반도의 운명을 바꾸는 데 벽돌 하나를 얹고, 다시는 어두운 시대로 돌아가지 않겠다”고 각오를 드러냈다. 그는 “‘다시는 지지 않을 것’이란 문 대통령의 한마디는 우리의 꿈과 희망을 이루기 위한 역사선언”이라고 덧붙였다.

이동현 기자 nani@hankookilbo.com

도쿄=김회경 특파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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