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일본의 극렬 대립을 중재할 수 있는 유일한 국가인 미국 언론을 상대로 한일 네티즌들이 여론 전쟁을 벌이기 시작했다. 아직은 한일 갈등 상황을 다룬 몇몇 기사에 댓글을 다는 수준이지만, 대립 상황이 장기화하고 심화할수록 미국 여론과 민심을 상대로 하는 경쟁도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4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와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제외 및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나선 한국의 반격 및 촛불시위를 다룬 기사에 각각 한국과 일본의 입장을 두둔하는 댓글이 붙고 있다.
일본 제재조치에 항의하는 촛불 시위를 다룬 전날 WP 기사의 경우 각각 한국과 일본을 두둔하는 독자들이 상대 국가를 비방하는 글을 올렸다. ‘Toshinte’라는 아이디를 쓰는 독자가 댓글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위험한 극좌성향의 민족주의자이며 선전선동으로 국민을 속이는 인물”이라고 비난하자, ‘Dream2030’이라는 아이디의 독자가 이를 반박하는 글을 올렸다.
‘Dream2030’은 “(Toshite의 글에서) 문재인이라는 이름은 아베로 바뀌어야 한다”며 “아베야 말로 위험한 극우 성향의 민족주의자”라고 주장했다. ‘Dream2030’은 이어 별도의 댓글을 통해 WP 온라인 독자들을 향해 “전쟁범죄에 대한 개인청구권을 부인하는 일본 정부의 한국에 대한 경제보복은 불법이며, 아베와 일본 우익들의 행동은 한국과 일본은 물론이고 미국의 선량한 시민들에게도 위협이 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행동은 안보상의 이유로 무역보복을 감행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행태를 답습한 것’이라고 비판한 WSJ 사설에도 많은 댓글이 붙었다. 일부 댓글에는 트럼프 대통령을 옹호하는 내용도 포함됐으나, 또 다른 댓글에는 이 사태를 초래한 일본이나 이에 맞선 한국의 대응을 비판하는 내용도 있었다. 한 네티즌(Peter Rowe)은 (한국의 좌파 대통령이) 일본에 맞서는 건 자신의 지지지반을 강화하려는 것뿐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김진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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