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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한일 창의적 해법” 주문… 지소미아 파기는 ‘레드라인’ 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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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한일 창의적 해법” 주문… 지소미아 파기는 ‘레드라인’ 설정

입력
2019.08.04 16:52
수정
2019.08.05 00:14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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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국 사이 직접 중재ㆍ조정보단 상황 악화 막기 위해 대화 촉진

강경화 외교장관,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이 2일 태국 방콕에서 회의를 가진 뒤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강경화 외교장관,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이 2일 태국 방콕에서 회의를 가진 뒤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미국 국무부가 한일 양국에 갈등 해소를 위한 '창의적 해법'과 동시에 이번 사태를 초래한 양국 정부의 정치적 결정에 대한 성찰을 요청하고 나섰다. 한일 간 분쟁 중지 협정(standstill agreement)을 촉구하며 사실상 중재에 나섰던 미국의 1차 관여 시도가 실패로 돌아간 가운데 추가 상황 악화를 막기 위해 냉각기를 갖도록 하면서 대화 판을 깨선 안 된다는 경고 메시지도 담은 것으로 풀이된다. 더불어 미국은 한미일 안보공조의 중요 부분인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ㆍ지소미아)을 한일 갈등의 ‘레드라인(Red Line)’으로 설정한다는 시그널도 보냈다. 만일 지소미아가 실제로 파기될 경우엔 어떤 형태로든 지금까지와 다른 미국의 행동이 나타날 수 있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미국 국무부 당국자는 2일(현지시간)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수출심사 우대국)에서 제외한 일본 정부의 각의 결정에 따른 한일 갈등 악화에 대한 입장을 묻는 한국일보 질의에 “미국은 한국과 일본이 창의적 해법을 위한 공간을 찾기를 권고한다”며 “미국은 이 문제에 계속 관여할 것이며 두 동맹간 대화를 촉진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미국이 밝힌 ‘관여’는 갈등 현안에 대한 직접적인 중재라기보다, 양측이 대화로 문제를 풀 수 있는 판을 깔겠다는 의미다. 앞서 2일 태국 방콕에서 열린 한미일 외교장관회담 후 국무부 브리핑에서 미 당국자가 “미국은 중재나 조정은 관심 없다. 그 사실은 여전하다”며 “중간에 끼어드는 것은 긍정적이지 않다”고 중재에 선을 그은 바 있다.

다만 한일 양측이 당장 대화를 갖기 어려운 만큼 일단 냉각기를 갖고 추가 상황 악화를 자제시키겠다는 것이 미국의 입장이다. 미 당국자는 브리핑에서 “외교에서 중요한 요소는 시간이다. 지금 다루기 힘든 것처럼 보이는 상황도 시간이 지나면 상황과 배경이 바뀐다”며 “시간이 주어진다면, 어떤 해결책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미 국무부는 특히 양측에 신중함과 성찰을 요청하면서도 양국의 정치적 결정이 이번 사태를 초래했다는 강도 높은 지적도 내놨다. 국무부는 “한국과 일본은 양자 관계가 악화하면서 그 대가를 치르고 있으며 이를 개선할 책임이 있다”며 “최근 몇 달간 양국의 신뢰를 손상해온 정치적 결정에 대한 일정한 성찰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같은 이유로 이런 긴장이 한일 유대의 경제적, 안보적 측면을 훼손하지 않도록 하는 신중함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이는 더 이상 선을 넘어서는 안 된다는 경고 메시지의 성격도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의 관여는 양국 간 대화 판을 까는 것과 동시에 양국이 대화 판을 무너뜨리지 않도록 개입하겠다는 의미가 담긴 것이다. 국무부 당국자는 브리핑에서 “미 정부가 하는 일은 이런 문제가 통제 불가로 가는 것을 막기 위해 이성과 장기적 관점을 적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엔 한국 정부가 일본의 조치에 대응해 지소미아 재검토를 시사한 데 대한 우려도 담긴 것이다. 국무부 당국자는 지소미아를 파기할 가능성과 그 영향력을 묻는 질문에 "우리가 동북아 안보를 유지하기 위해 그들에게 의존하는 만큼 한일은 서로에게 의존하고 있다"며 "그 중 하나라도 잃는 것은 중요한 문제이며 서로를 방어할 우리의 능력을 떨어뜨릴 것"이라고 부정적 입장을 분명히했다. 이 당국자는 또 “이 관계가 흐트러지면, 미국의 안보 이해 또한 위태로워진다”며 한미일 안보 공조 균열에 대한 우려도 강하게 드러냈다.

워싱턴=송용창 특파원 hermee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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