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검찰총장이 지난달 25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59ㆍ사법연수원 23기) 검찰총장 취임 이후 실시된 검사장ㆍ중간간부 인사를 계기로 70여명에 가까운 검사들이 옷을 벗으면서, 인사에 따른 조직 동요의 여진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공안ㆍ강력ㆍ형사 쪽에서 오래 근무했던 검사들의 상실감이 특히 크다. 인사 홀대에 따른 인력 이탈과 사기 저하에 따라, 관련 수사 기능이 약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지난달 26일과 31일 발표된 검찰 인사 전후로 60여명의 검사들이 줄사표를 쓰자, 법무부는 2일 26명을 이동시키는 후속 인사를 발표하며 사태 진화에 나섰다. 그러나 후속 인사 직후에도 이선봉(53ㆍ27기) 군산지천장, 배종혁(52ㆍ27기) 서울고검 검사, 박광배(53ㆍ29기)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장이 연이어 사표를 제출했다. 이탈한 검사는 모두 67명에 달한다. 중간간부 인사 발령일인 6일까지 추가 사표도 나올 수도 있다.

통상 검사장급 승진에 실패한 기수 위주로 20여명의 검사들이 조직을 나갔던 예년과 비교하면, 이탈 규모는 상당히 크다. 한창 큰 일을 해야 할 부장검사급에서 줄사표가 나왔다는 점도 이번 인사 후폭풍이 오래 갈 것이라는 해석에 무게를 실어주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의 임명을 재가한 다음날인 지난달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청사의 모습. 이한호 기자

검찰 일각에서는 불만이 터져 나온다. 이번 인사를 계기로 현 정부가 일선 검사들에게 보내는 ‘신호’가 확실해졌고, 조직에 남아봤자 윤 총장 사단 또는 특수통이 아니면 홀대를 받을 게 뻔하다는 계산이 나왔다는 얘기다. 이번 정부 들어 특히 입지가 좁아진 공안통, 여권 수사권 조정안에 따라 그 기능을 경찰로 넘길 가능성이 높은 강력통 사이에선 위기의식마저 두드러진다. 서울지역 검찰청에 근무하는 강력부 출신 검사는 “윤 총장 체제에서 강력부 홀대 기조가 강화될 가능성이 높다 보니, 조직을 나가야 하나 진지하게 고민하는 후배들이 많다”면서 “공안 검사들 상황은 더 심각한 것으로 안다”고 귀띔했다.

정부의 수사권 조정안에 대해 방송 인터뷰 등을 통해 부당함을 주장했던 한 대검 간부가 영전은커녕 법무연수원 교수로 발령난 것을 두고서도 뒷말이 나온다. 수도권 검찰청의 한 부장검사는 “검사들이 숙청 당하는 것을 지켜봐야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며 “인사 불이익을 당하지 않으려면 앞으로 정부에 소신 발언을 하거나 반대 의견도 표명하면 안 된다는 것을 배우고 있다”고 푸념했다. 특수통을 지나치게 우대하는 인사로 인해, 민생범죄를 다루는 형사부나 선거ㆍ노동 사건을 다루는 공안부 기능이 약해지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도 일선 검사들 사이에 나오고 있다.

이현주 기자 mem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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