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한국에 대한 ‘화이트리스트(수출심사 우대국)’ 배제를 예고하고 최종 결정하기까지 최근 1달 동안 국내 증시 종목 중 40%가 1년 중 최저가로 곤두박질친 것으로 나타났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일본이 한국에 대한 화이트리스트 배제를 예고하고, 실제 결정을 내린 7월초부터 2일까지 총 975개 종목이 52주 신저가를 갈아치웠다. 코스피와 코스닥의 상장종목 2,252개(코스피 900개ㆍ코스닥 1,352개) 중 43.3%에 달하는 종목이 최근 1년 동안 가장 낮은 가격으로 떨어졌다는 의미다.
일본이 화이트리스트 배제 방침과 반도체 부품 수출 규제를 시행한 7월 초부터 52주 신저가를 기록한 종목 수는 모두 511개에 달했다. 코스피 종목이 203개였고 코스닥 종목이 308개였다.
여기에 8월 들어 1일에는 코스피 82개와 코스닥 105개 등 187개가, 실제 한국이 화이트리스트에서 배제된 2일에는 코스피 124개와 코스닥 153개 등 277개가 각각 52주 신저가로 떨어져 총 불과 이틀 사이 464개 종목이 52주 신저가를 추가로 기록했다. 이틀 동안 7월 한 달 기록에 가까운 수치가 나온 것이다.
특히 8월에는 세계적인 투자금 규모가 줄어, 증시가 급락했던 지난해 10월 수준을 뛰어 넘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검은 10월’이라고 불린 당시 한 달간 52주 신저가를 기록한 종목수는 총 783개(코스피 322개ㆍ코스닥 461개)였다. 특히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가 하루에 각각 1.53%, 5.03% 급락한 10월 29일에는 신저가 종목이 523개(코스피 206개·코스닥 317개)나 나왔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8월 1, 2일에만 7월 한 달간 52주 신저가 종목수에 가까운 수치를 기록한 점을 감안하면, 8월 남은 기간 동안 증시가 더 나빠질 가능성은 충분하다”며 “실제 화이트리스트 배제가 시행됐을 때 기업 실적 및 실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증시에 반영되면 이보다 훨씬 심각한 상황이 올 수도 있다” 분석했다.
이상무 기자 allclea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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