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김성재 옛 여자친구가 낸 방송금지 가처분 신청 인용… ‘방송 하게 해 달라’ 1만 여 명 청원도
방송이 취소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 김성재 사망사건 미스터리 편. SBS 제공

SBS 대표 탐사 보도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3일 방송 예정이었던 가수 고(故) 김성재 사망 사건 미스터리 편의 방송이 취소됐다. 김성재의 옛 여자친구로 알려진 김 모씨가 명예 등 인격권을 보장해달라며 법원에 낸 방송금지 가처분 신청을 재판부가 2일 받아들인 결과다.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은 법원의 방송 보류 판결에 깊은 유감을 표했다. 제작진은 “특정인의 명예를 훼손하기 위해서가 아닌, 새로운 과학적 증거로 미제 사건을 해결할 수 있는 제도적 대안을 모색해 보자는 제작진의 공익적 기획 의도가 방송으로 시청자들에게 검증 받지도 못한 채 원천적으로 차단된 것에, 깊은 좌절감을 느낀다”라고 밝혔다.

법원의 판결에 ‘그것이 알고 싶다’ 측은 당황한 분위기다.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배우 김상중은 ‘그것이 알고 싶다’ 유튜브 채널을 통해 “13년간 저도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 당혹스럽다”며 “제작진은 계속해서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리고 있다”고 안타까움을 전했다.

그간 탐사 보도 프로그램에 방송금지가처분 신청이 제기된 사례는 빈번했으나, 실제로 법원에서 그 신청이 받아들여진 사례는 많지 않았다. 국민의 알 권리 등 공익성을 감안해서였다. 하지만 법원은 ‘그것이 알고 싶다’ 방송이 김씨의 인격과 명예에 중대하고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를 가져올 수 있다며 방송금지 처분을 내렸다.

김성재는 1995년 11월 20일 한 호텔에서 사망한 채 발견됐다. 부검 결과 김성재의 팔과 가슴에선 28개의 주삿바늘 자국이 발견됐다. 시신에서는 동물마취제로 알려진 졸레틸 성분이 검출되면서 고인의 사망 미스터리를 둘러싼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김성재의 전 여자친구가 고인의 사망과 연관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의 불씨도 여태 꺼지지 않고 있다.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은 고인의 부검 보고서와 전문가 인터뷰 등의 취재를 통해 이번 방송을 준비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것이 알고 싶다’를 연출하는 배정훈 PD는 사회관계망서비스에 이날 글을 남겨 “이번 방송 포기 안 합니다”라고 의지를 내보였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엔 ‘그것이 알고 싶다’ 김성재 편을 방송하게 해 달라는 청원 글이 2일 올라왔고, 하루도 안 돼 1만 명이 넘는 네티즌이 동의했다.

이날 ‘그것이 알고 싶다’ 결방으로 같은 시간대엔 드라마 ‘닥터탐정’ 6회가 재방송된다.

양승준 기자 comeon@hankookil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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