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일 규탄대회 열고 애국가 제창
“한일군사정보협정 유지에 회의적”
더불어민주당은 2일 일본 정부의 화이트리스트(수출 심사 우대국) 배제 결정을 ‘한일 전면전 선언’으로 규정했다. 규탄대회를 열어 애국가를 부르며 결연함을 과시하는가 하면, ‘임진왜란’ ‘독립운동’ ‘진주만 공습’ 등을 언급하며 전의를 다졌다.
민주당은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배제 결정으로부터 약 5시간 만인 이날 오후 3시 국회에서 ‘일본 화이트리스트 배제 조치 규탄대회’를 열었다. 참석자들은 ‘NO 경제침략, 아베 강력규탄’이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결연한 표정으로 애국가를 불렀다. 이어 국기에 대한 경례와 순국 선열에 대한 묵념 등으로 ‘애국’을 강조했다. 당내 행사에 애국가에 묵념까지 등장한 건 이례적이다. 다음은 구호 제창 순서였다. 참석자들은 “일본 경제침략, 국민이 분노한다!” “명분 없는 경제보복, 아베 정부 각성하라!”고 한껏 소리 높여 외친 뒤 “잘했다”며 서로를 격려했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이제는 한일전으로, 정말로 심각한 경제 전쟁을 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며 일본의 무역보복 조치 국면을 ‘비상 사태’로 규정했다. 이 대표는 “일본은 진주만을 공격해 제2차 세계대전을 발발시켰고, 오늘은 한국 경제를 침략하기 위해 화이트리스트에서 한국을 제외하는 공격을 자행했다”고 일갈했다. “도저히 용납할 수가 없다”고 격노하기도 했다. 이인영 원내대표도 “모든 파국과 불행은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책임이다. 일본 정부는 정의롭지 못하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ㆍGSOMIA) 폐기’ 카드를 한층 적극적으로 흔들기 시작했다. 이 대표는 “이런 상황을 맞아 과연 우리가 지소미아를 유지해야 할지 회의적인 생각이 든다”며 “신중하고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늘 생각했는데, 오늘로서 그 생각을 접어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지난달 30일 기자간담회에서 지소미아 폐기에 대해 신중론을 폈었다.
청와대ㆍ정부는 전략적 수위 조절을 해야 하는 만큼, 민주당이 앞으로 일본 주공격수로 나설 전망이다. 민주당은 일본 규탄문도 발표했다. “경제 한일전이 국지전에서 전면전으로 확대될 수 밖에 없게 됐다. ’제2의 독립운동’을 한다는 비상한 각오로 단호히 대응해 나가겠다”고 다짐하는 내용이다. 박찬대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우리 국민은 아베 정부의 행태에서 과거 임진왜란과 일제강점기 침략의 역사를 떠올리며 분노한다”고 했다.
류호 기자 ho@hankookilbo.com 정영인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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