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이 열리고 있는 태국 방콕에서 폭탄 테러로 추정되는 연쇄 폭발이 발생, 3명이 경상을 입었다. 폭발 사고에도 불구하고 모든 회의는 예정대로 진행됐다. 쁘라윳 짠오차 태국 총리는 철저한 수사를 지시했다.
2일 영문 일간 방콕포스트 등 태국 매체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30분쯤 방콕 시내 3곳에서 폭발이 연이어 발생했다. 폭발물은 청논시 BTS역 부근과 팔람 9거리 부근, 쨍와타나 정부청사 인근의 건물 주변에서 터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중 ARF 행사장인 그랜드컨벤션센터와 가장 가까운 장소는 대략 4㎞ 정도 떨어져 있어 ARF 진행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는 않았다.
3곳에서는 탁구공 모양의 6개의 폭발물이 터졌으며, 2곳에서 터진 폭발물은 시한장치가 부착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 폭발로 여성 환경미화원 2명과 경비원 1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말했다. 이들은 모두 간단한 치료를 받고 귀가했으며, 두 번째 폭발이 일어난 장소 인근에 위치한 빌딩의 유리도 파손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아세안 의장국으로서 각종 국제회의를 주최하고 있는 태국은 놀란 기색이 역력했다. 회의장 주변으로 경계가 강화되는가 하면 전날까지 보이지 않던 폭발물 탐지견도 눈에 띄었다.
총리실은 성명을 내고 “최근 불순한 의도를 가진 사람들이 폭력을 일으키고 있다”면서 국민들에게 “동요하지 말고 당국의 조사에 협조해 달라”고 당부했다.
경찰은 폭발 사고와 연루된 용의자 2명을 검거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현재까지 폭발 배후를 자처한 단체는 나타나지 않았다.
사건에 밝은 현지 관계자는 “정부청사 인근에서 터진 폭발물은 총리를 지지하는 단체들과 관련이 있는 건물을 노린 것”이라며 “경찰은 이번 사건이 ARF를 겨냥했다기보다는 최근 새로 구성된 정부에 반감을 가진 단체의 소행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ARF 회의가 열리고 있는 때를 선택함으로써 효과를 극대화한 것으로 추정됐다.
방콕=정민승 특파원 ms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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