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 무역전쟁 재발에 일본 2차 경제보복… 환율은 1200원 턱밑까지
미ㆍ중 무역갈등 악화와 일본의 ‘화이트리스트(수출심사 우대국)’ 배제 결정의 영향으로 코스피 지수가 2일 7개월 만에 2,000선 아래로 내려 앉았다. 원ㆍ달러 환율도 달러당 1,200원선에 육박했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0.95%(19.21포인트) 하락한 1,998.13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가 종가 기준으로 2,000선을 밑돈 것은 올해 1월 3일(1,993.70) 이후 7개월 만이다. 특히 외국인이 유가증권시장에서 3,963억원어치를 순매도하며 증시 하락을 이끌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가운데 셀트리온(-4.11%), 신한지주(-3.28%), LG생활건강(-2.79%), SK하이닉스(-2.06%) 등의 하락폭이 컸다.
코스닥 지수는 전날보다 1.05%(6.56포인트) 하락한 615.70으로 장을 마감, 2017년 3월 30일(614.68) 이후 2년 4개월여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특히 코스닥 시총 3위인 신라젠이 개발 중이던 신약 ‘펙사벡’이 미국에서 임상시험 중단 권고를 받았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하한가를 기록, 바이오ㆍ제약 업종의 주가에 악영향을 끼쳤다.
이날 증시에는 미ㆍ중 무역갈등 악화와 일본의 경제보복 강행 충격이 복합 악재로 작용했다. 1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다음달 1일부터 3,0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추가 관세 10%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했다. 그 영향으로 미국 다우(-1.05%), 나스닥(-0.79%) 지수가 하락하자 아시아 증시도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여기에 일본의 경제보복 악재가 더해진 것이다. 다만 주가 충격은 한국보다 일본이 더 컸다. 일본 정부의 규제조치 발표 이후 니케이 지수는 전날보다 2.11% 하락 마감했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이 관세를 더 높일 가능성도 있고 한국의 화이트리스트 제외 악영향도 있어 향후 1~2주간 상황이 더 나빠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4분기쯤 미국의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이 확인되고 달러 강세가 진정되면 흐름이 달라질 여지는 생길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ㆍ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달러당 9.5원 오른 1,198.0원에 마감하며 1,200원선에 바짝 다가섰다. 이는 종가 기준으로 2017년 1월 9일(1,208.3원) 이후 약 2년 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오전 한때 1,191.6원까지 수준을 낮췄던 환율은 오전 10시께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배제 소식이 전해지자 급등으로 전환해 올해 최고점을 경신했다.
장재진 기자 blan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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