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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中과 휴전 깨고 기습 관세 일격, “협상은 계속”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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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中과 휴전 깨고 기습 관세 일격, “협상은 계속” 압박

입력
2019.08.02 16:44
수정
2019.08.02 22:46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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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중국을 향해 기습적으로 관세 인상 카드를 꺼냈다. 상하이(上海) 고위급 무역협상이 뚜렷한 성과 없이 끝난 지 불과 하루 만이다. 이로써 “추가 관세는 없다”던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의 6월 29일 오사카(大阪) 정상회담 휴전 합의가 한 달 만에 깨졌다.

다만 당장 파국으로 치닫기보다는 대화를 촉구하며 여지를 남겼다. 일격을 맞은 중국도 강경 입장은 고수하되 자극적인 반응만큼은 자제하고 있다. 9월 협상 재개를 앞두고 선공을 날려 기선을 잡으려는 미국과 내년 미 대선까지 장기전으로 끌고 가 힘을 빼서 우위를 점하려는 중국 간 신경전이 또다시 가열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윗을 통해 “9월 1일부터 3,000억달러(약 359조원) 규모의 나머지 중국산 제품에 10%의 소규모 관세를 추가로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미 25% 관세가 부과된 2,500억달러(약 299조원)는 포함되지 않는다”면서 “포괄적 무역합의를 위해 중국과의 긍정적 대화가 지속되길 고대한다”고 강조했다. 일단 10%의 관세를 부과하되 중국의 태도에 따라 언제든 25%로 올릴 수 있다는 의미다.

그러면서 중국을 거짓말쟁이로 몰아세우며 압박수위를 높였다. 향후 더 큰 공세를 위한 명분 쌓기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중국이 미국산 농산물을 대규모로 사들이겠다고 합의했지만 아직 이행하지 않았다”며 “내 친구 시진핑 주석은 (마약성 진통제) 펜타닐의 미국 판매를 중단하겠다고 했지만 전혀 이뤄지지 않아 많은 미국인이 계속 죽고 있다”고 주장했다. 태국을 방문 중인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도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부과 발표 수 시간 후 “중국은 보호주의와 약탈적 전술을 사용해 전 세계 시장에서 자국 기업에 특혜를 줬다”라며 “이제 그만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중국은 즉각 반발했다. 중국 상무부는 대변인 명의의 성명에서 “미국이 추가 관세를 실행에 옮길 경우 중국은 부득불 필요한 반격 조치를 할 것”이라면서 “일체의 결과는 모두 미국의 책임”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미국의 이러한 행위는 미중 양국 정상이 오사카 주요 20개국 정상회의 기간 이룬 공감대를 심각히 위반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태국 방콕을 방문 중인 왕이(王毅)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추가 관세는 경제무역 마찰을 다루는 건설적이거나 올바른 방법이 아니다”라며 “세계무역기구(WTO) 규칙에도 위배된다”고 비판했다.

중국 매체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직후 미국 증시와 국제유가 하락을 집중적으로 다뤘다. 또 “10%의 추가 관세로 미국 경제에 미치는 심리적 영향이 상당히 클 것”이라는 미 경제전문채널 CNBC의 분석을 반복적으로 인용했다. 미국이 중국을 공격했지만 그 피해는 미국이 고스란히 떠안을 것이라는 논리다. 화춘잉(華春瑩) 외교부 대변인은 “중국은 어떤 극단적 압력과 협박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며 “무역전쟁으로 피해를 입는 쪽은 미국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문가들도 가세했다. 상무부 국제무역경제협력연구원의 이코노미스트 메이신위(梅新育)는 월스트리트저널에 “미국 경기가 하강 국면에 접어든 데 비해 중국 경기는 바닥을 치고 반등하는 조짐”이라며 “중국이 인내심을 갖고 기다리면 승리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양시위(杨希雨) 중국국제문제연구원 아태연구소 연구원은 “무역협상을 대선용으로 활용하려는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을 압박하는 건 우스꽝스러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관영 글로벌타임스의 후시진(胡錫進) 편집장은 트위터에 “새로운 관세는 무역협상을 훨씬 멀어지게 할 뿐”이라며 “중국인들이 더 이상 무역전쟁 규모를 통제하는 데 우선순위를 두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올렸다. 미국이 휴전을 깬 만큼 확전도 불사하겠다는 의미다.

베이징=김광수 특파원 rolling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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