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삼업 부경대 명예교수 
우리나라 해양스포츠의 대부로 알려진 지삼업 부경대 명예교수가 대학 내 '밍-코리아호' 앞에서 국내 마리나 산업 현황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 '밍-코리아호'는 김원일씨가 1988년 한국인 최초로 태평양 단독횡단에 사용한 후 기증한 요트다. 부경대 제공

“해양스포츠를 위한 정부의 정책이 보다 적극적이고 촘촘할 필요가 있습니다.”

1일 부산 남구 부경대학교에서 만난 지삼업(70) 부경대 명예교수. 그는 “말이 명예교수지 이제는 강의도 없는 ‘개털’”이라며 호탕하게 웃은 뒤 “그래서 사심 없이 우리나라의 해양스포츠 발전을 위한 조언을 보다 솔직하게 할 수 있어 좋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최근 진행하고 있는 해양스포츠의 기반을 다지면서 경제적 효과를 누릴 수 있는 마리나 개발 사업에 대한 일침을 아끼지 않았다. 지 교수는 이 같은 내용 등을 최근 사회, 경제적 상황과 결합시켜 담고 있는 자신의 새 저서 ‘해양스포츠론 플러스’를 지난 6월 출간했다.

지 교수는 우리나라 ‘해양스포츠의 대부’로 불린다. 국내 해양스포츠학 박사 1호이자, 1995년 부경대(당시 수산대)에 세계 첫 해양스포츠학과를 만들었다. 선진 해양스포츠 국가의 현장과 관련 책들을 찾아 ‘해양스포츠론’ 등 10여권의 저서와 60여편의 논문을 썼다. 1994년 설립한 사단법인 한국해양스포츠회를 통해 내륙지역 중고생과 주민 30여 만 명에게 해양스포츠를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 해양스포츠 저변을 넓히는 데 크게 기여했다.

지 교수는 “양질의 해양스포츠 전진기지가 바로 ‘마리나’인데 해양수산부가 진행하고 있는 마리나 개발 사업 자체가 잘못된 점이 많다”고 말했다. ‘마리나’는 각종 보트를 안전하게 계류, 보관하기 위한 기본시설을 비롯해 지원ㆍ편의ㆍ해양문화ㆍ기타 다중위락 시설 등이 일정 공간에 모여 있는 곳이다. 그는 “2010년 해수부가 개발에 나선 크고 작은 마리나가 올 연말까지 62곳이 만들어져 보트 4,000대 가량이 정박할 수 있는 계류시설을 갖추는 게 원래 계획”이라며 “하지만 지금 보면 43곳에 보트 2,000대 가량의 계류시설만 갖춰진 상태로 계획에 차질을 빚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수상안전레저법을 만드는 과정에 참여하고, 해수부와 여러 지자체 등에 해양스포츠와 해양 관광 분야의 활성화를 위해 자문 활동하는 등 각종 공로가 인정돼 2010년에는 정부로부터 녹조근정훈장을 받기도 했다. 2014년 8월 정년퇴직 했지만 꾸준히 저술활동 등을 펼치고 있다.

지 교수는 “설령 계획대로 마리나나 계류시설이 만들어져도 문제”라며 “마리나는 규모의 경제에 철저히 지배를 받는 구조인데 지금 현재 개발이 진행되고 있는 마리나 중 상당수가 그런 구조에 적합하지 않다”고 말했다. 지 교수는 “‘슬리퍼를 신고 편안하게 갈 수 있는’ 곳에 마리나가 있어야 하는데 접근성이 떨어지거나 배후 인구가 부족한 곳에 마리나를 만들었다”면서 “결국 수요가 적으니 구조적 경영난을 겪을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처한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지난해 해수부의 용역 연구 결과만 보더라도 2017년 기준 운영 중인 34개의 마리나가 요트 계류비 수익은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대부분 마리나가 본래 기능인 보트 계류로 돈을 버는 것이 아니라 술과 음식을 팔아 근근이 유지하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마리나 산업 활성화를 위해 2009년 마련된 마리나항만법의 취지가 완전 왜곡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마리나 산업이 ‘탈이 나도 단단히 낫다’고 말할 수 있다”고 했다.

지 교수는 “지금까지의 세월과 경험이 헛된 것이 아닌 성공을 위한 일종의 통과의례라고 생각하면 된다”면서 “이제라도 당국과 마리나산업계가 전문가의 자문 등을 통해 긴 호흡으로 한국 마리나산업의 기초체력을 다지는 일부터 차근차근 시작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부산=권경훈 기자 werthe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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