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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분간 마주앉은 강경화ㆍ고노, 미소 한번 안 건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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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분간 마주앉은 강경화ㆍ고노, 미소 한번 안 건넸다

입력
2019.08.01 17:49
수정
2019.08.01 20:53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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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콕서 한일 외교회담… ‘화이트리스트’ 양국 입장 교환만 하고 돌아서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1일 오전(현지시간) 태국 방콕 센타라 그랜드호텔에서 고노 다로(河野太郞) 일본 외무장관과의 양자회담을 하기에 앞서 취재진의 철수를 기다리고 있다. 방콕=연합뉴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1일 오전(현지시간) 태국 방콕 센타라 그랜드호텔에서 고노 다로(河野太郞) 일본 외무장관과의 양자회담을 하기에 앞서 취재진의 철수를 기다리고 있다. 방콕=연합뉴스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고노 다로(河野太郞) 일본 외무장관은 1일 굳은 표정으로 만났고, 헤어질 때도 마찬가지였다. 한일 경제전쟁이 확전으로 치닫기 직전 이뤄진 최후 담판이라는 위중함에 잔뜩 긴장한 표정이었다.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을 비롯한 아세안(ASEANㆍ동남아국가연합) 관련 외교장관 회의를 계기로 태국 방콕에서 성사된 한일 외교장관 회담은 1일 오전 8시 45분(현지시간)쯤 시작됐다. 센타라 그랜드호텔에 마련된 회담장에는 강 장관이 굳은 표정으로 먼저 들어섰고, 이어 고노 장관이 입장했다. 지난달 4일 일본이 한국으로 수출하는 반도체 소재 등에 대한 규제를 강화한 이후 처음으로 만난 두 장관은 잔뜩 굳은 얼굴로 악수했다.

포토 세션 후 자리에 착석한 후에도 양국 장관은 한동안 눈을 마주치지도, 가벼운 대화를 나누지도 않았다. 이들의 만남은 취재진에게 약 10분 정도 공개됐는데, 옅은 미소조차 확인할 수 없었다.

이날 양자 회담은 장관을 포함, 6명씩 배석해 시작됐다. 그러나 강 장관이 회담 직후 ‘작은 규모로 대화하자’는 취지의 입장을 전달하고 고노 장관이 이를 수용하면서, 김정한 외교부 아시아태평양국장, 가나스기 겐지(金杉憲治) 아시아대양주국장만 남고 나머지 인원은 퇴장했다. 소규모로 대화를 진행한 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배제하는 결정을 하루 앞둔 엄중한 상황인 만큼 보다 심도 깊은 논의가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회담에서 양국은 현격한 입장 차이만 확인했다. 회담 시간이 총 55분이었는데 순차 통역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실질적 협의가 이뤄졌다기보다 양측이 입장 교환만 하고 끝났다고 볼 수 있다. 회담 종료 후 강 장관이 고노 장관과 잠시 이야기하는 모습도 포착됐으나, 냉랭한 회담 분위기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는 대화가 오갔다는 전언이다. 외교부 관계자는 “웃거나 할 분위기가 아니었다”고 전했다. 회담 종료 후 기자들과 만난 외교부 당국자는 “저희로선 엄중하게 (화이트리스트 제외 중단 등) 메시지를 전달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방콕=신은별 기자 ebsh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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