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호 여행창조 여가연구소장 
한국 관광레저 업계에서 손꼽히는 전문가인 최순호 여행창조 여가연구소장은 “최근 정치적 상황으로 일본여행을 미룬 사람들이 내국 수요로는 오지 않을 것”이라며 “일본 여행 보이콧으로 인한 반사이익은 동남아 국가들이 보게 될 것이다”고 했다.

“일본여행 보이콧으로 인한 반사이익은 있는데 우리가 아니라 동남아 국가가 볼 거예요. ‘한국이 더 싸네, 더 예쁘네’ 이런 생각이 들게 하지 않는 한 국내 수요로 돌아오지 않는다는 거죠.”

최근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에 맞서 일본여행 보이콧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는 상황에 대한 최순호 여행창조 여가연구소 소장의 냉정한 진단이다. 최 소장은 야간스키와 스키복 렌탈서비스 제공, 수영복 입고 즐기는 온천욕 등 지금은 너무 당연하지만 당시에는 생소한 아이디어로 늘 새 바람을 일으켜온, 관광레저 업계에서 몇 안 되는 전문가다.

최근 서울 강남구 여행창조 여가연구소 사무실에서 만난 최 소장은 “한국관광공사에서 여행 트렌드 조사를 하면 우리나라 국민들이 일본 여행을 갈 때 가장 선호하는 게 온천”이라며 “온천전문가로서 저도 여러 번 일본 온천에 가봤지만 사실 온천은 우리나라가 더 청결하고 고급이고 편리하다”고 했다. “그런데도 왜 일본에 가느냐고요? 일본에는 ‘감성’이 있거든요.” 100년이 넘은 오래된 전통 여관에 있는 조그만 노천탕(료칸)이 가진 감성이 우리 온천에는 없다는 얘기다. 그저 크게만 짓고, 편의성만 강조한 국내 온천이 료칸을 대체할 수 없는 이유다.

그럼에도 일본 여행을 뒤로 하고 국내로 눈을 돌려본다면. 가성비가 아쉽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최 소장은 “여름 성수기에는 여관도 1박에 10만원을 달라고 한다”며 “동남아 4성급 호텔에서 먹고 자는 게 훨씬 싸다”고 꼬집었다. 그는 ”국내 관광을 일으키려면 숙박관광이 되어야 하는데 숙박은 콘도가 다 대치된 상황”이라며 “그마저도 회원권은 가진 자에게 다 팔고, 비회원인 일반인은 더 비싼 가격에 예약해야 되는 악순환도 계속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세종대 호텔경영학과를 졸업한 최 소장의 첫 직장은 현재 북서울꿈의숲이 있는 자리에 있던 ‘드림랜드’다. 1987년 당시 국내 최초의 종합유원시설로 문을 연 드림랜드 개발기획팀에서 일하면서 리조트 업계에 발을 내디뎠다. 이후 대명레저산업으로 옮기면서 날개를 달았다. 지금은 한국을 대표하는 리조트 기업이지만 레저라는 말조차 없던 때다. 최 소장은 “대명그룹 창업주인 고 서홍송 회장이 ‘아직 이 분야 전문가가 없으니 직장생활을 하면서 리조트 전문가가 되어 봐라’고 했다”며 “실제로 설악콘도를 시작으로 양평, 홍천 등 개발에 처음부터 끝까지 참여했는데 그게 현재 대명리조트 신화의 뿌리가 됐다”고 자평했다.

이후 회사를 옮겨 포천 베어스타운을 당시 초보 스키어의 성지로 만든 것도 그다. 최 소장은 “국내 성공에 그치지 않고 대만, 홍콩, 태국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눈 관광’ 일환으로 스키장 패키지 상품을 판매하고, 매년 나가노, 북해도로 가는 일본 학생들의 겨울 스키 수학여행을 유치하는 등 시장 다각화에도 노력했다”며 “이때부터 스키를 통해 시작된 인바운드 관광객 유치가 현재 한류 관광의 도화선이 됐다고 본다”고 했다. 아산 스파비스, 워커힐리조트 풀&스파, 파라다이스스파 도고, 보광 휘닉스파크 블루캐니언, 부천 웅진플레이도시 등도 모두 그의 손을 거쳐 빛을 봤다. 최근 리뉴얼을 거쳐 재오픈한 이천 테르메덴도 그의 손길을 거쳤다.

2006년부터는 독립해 여가연구소를 차리고 관광레저 사업 전 부문에 걸친 종합컨설팅을 제공하고 있다. 프로젝트 하나가 끝날 때마다 얻는 성취감 하나로 30년 넘게 버텨왔다는 최 소장은 “단점을 보완하려고 할 것이 아니라 가장 큰 장점 하나를 찾아내 극대화하는 게 성공 비결”이라며 “천편일률적이고 아파트 같은 리조트가 아니라 표적을 분명히 해 미취학아동, 여성, 시니어 등 개별 소비자의 요구에 맞춘 다양한 상품으로 승부해야 되는 시대가 도래했다”고 말했다.

권영은 기자 yo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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