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15도 서늘한 천연동굴 즐비
밤엔 빛터널ㆍ이끼터널서 낭만 피서
충북 단양지역에 산재한 동굴이 피서객을 불러 모으고 있다. 한여름 더위를 식히면서 태고의 신비를 경험할 수 있는 이색 피서지로 인기가 높다.
1일 단양군에 따르면 전형적인 카르스트 지형인 단양은 석회암 동굴이 180여개에 달하는 천연 동굴의 보고로 꼽힌다.
갖가지 모양의 종유석으로 가득한 이들 동굴은 연중 섭씨 15도 가량의 기온을 유지해 바깥 기온이 30도를 넘나드는 한여름에도 서늘함을 선사한다.
이런 매력 덕분에 요즘 이곳 동굴엔 피서객이 하루 수천명씩 몰리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동굴 피서지는 고수동굴(천연기념물 256호)이다. 거대한 종유석 동굴인 고수동굴은독수리 사자 인어 등 기기묘묘한 모양의 석순이 1.7km 구간에 끝없이 펼쳐진다.
고수동굴이 남성적이라면 천동동굴(지방기념물 19호)은 여성적인 섬세함을 느끼게 한다. 470m의 굴 속에 ‘북극고드름’등 아기자기한 석순과 돌상들 즐비하다.
온달관광지에 있는 온달동굴(천연기념물 261호)은 붉고 하얀 종유석과 석순이 발달해 독특한 경관을 선사한다. 동굴 밖으로 나와 왼쪽 산꼭대기에 오르면 온달장군이 싸우다 전사했다는 온달산성과 통한다.
천연 동굴에서 한낮 불볕 태양을 피했다면, 밤에는 열대야를 피해 투어를 이어갈 수 있는 인공 동굴이 있다.
최근 야경 관광지로 급부상한 수양개빛터널은 크게 빛터널과 비밀의 정원으로 나뉜다. 빛터널은 일제강점기에 건설해 1984년까지 운행했던 길이 200m의 철도 터널이다. 이곳은 LED전구와 레이저, 음향효과로 화려한 빛의 쇼를 선보인다. 비밀의 정원은 알록달록한 LED튤립 5만 송이가 활짝 피어 튤립 사이를 산책하며 일루미네이션의 진수를 만끽할 수 있다.
인근에는 도로 양 편에 설치된 옹벽에 온통 이끼가 뒤덮인 ‘적성 이끼터널’이 있다. 이 터널은 실제로 위가 막히지는 않았지만 여름철이면 신록이 우거진 나무들이 하늘을 가려 시원함을 선사한다고 해서 터널로 부르게 됐다.
류한우 단양군수는 “낮에 천연 동굴에서 무더위를 피하고 밤에는 화려한 수양개빛터널에서 낭만에 취해본다면 색다른 휴가를 체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덕동 기자 ddha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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