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희건 경기개성공단사업협동조합 이사장 인터뷰…”빠른 시일내 재개 희망”
긍정의 마음으로 온갖 시련과 고난을 이겨냈다. 그렇게 3년 반을 버텼다. 여전히 현실은 녹록지 않다. 하지만 저 문이 다시 활짝 열릴 것이라는 그 믿음은 변함이 없다. 2016년 2월10일, 쫓기듯 개성공단을 빠져 나온 기업인들이 전한 한결같은 바람이다.
개성공단 기업인들이 절망의 늪에서 일어나 새로운 꿈을 준비하고 있다. 바로 개성공단 복합물류단지 조성에 발 벗고 나선 것이다.
지난 달 31일 만난 이희건 경기개성공단사업협동조합 이사장(63ㆍ중소기업중앙회 남북경협위원장)은 “아직 개성공단 재개 시기는 불확실하지만, 공단 재개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기업인들이 의기투합했다”고 밝혔다.
개성공단 복합물류단지는 개성공단과 15㎞ 떨어진 파주 탄현면 자유로 성동IC 인근 16만㎡에 공단 입주 기업들의 물류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사업비 800억원이 투입된다.
2016년 개성공단 폐쇄와 함께 올스톱 됐다가 3년 만에 다시 속도가 붙고 있다. 지난해 남북화해의 물꼬가 열리면서 입주 기업인들이 공단 재 가동에 대비, 투자에 나선 것이다.
사업 시행자인 경기개성공단사업협동조합이 경기도에 실시계획인가를 낸 상태로 빠르면 내년 초 첫 삽을 뜬다.
이 이사장은 “복합물류단지는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이 생산용 원ㆍ부자재와 완제품을 보관할 물류거점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단지에 개성공단 상품과 북한산 공산품 등을 전시 홍보하는 판매장을 만들어 남북 경제협력의 상징적인 공간으로 만들겠다는 청사진도 전해왔다.
개성공단이 폐쇄된 지 3년 반. 입주 기업인들이 겪는 고충은 심각하다. 이 이사장에 따르면 개성공단 입주 기업 124곳 중 15% 가량이 가동을 멈췄고, 나머지 기업 상당수도 이익이 급감, 경영난에 처해 있다. 개성공단 폐쇄 이후 막대한 영업손실을 떠안은 데다 인건비 등의 경쟁력에서도 밀려난 게 원인이다.
그가 대표로 있는 나인도 경영난이 심각하다. 기능성 속옷을 생산하는 나인은 한때 북한 근로자 520명 등 전체 직원이 550명에 달했지만, 지금은 10분의 1로 줄어들었다. 매출도 절반 넘게 하락했다.
이 이사장은 아직도 2008년 개성공단에서 공장 기공식을 열던 날 가슴 벅찼던 기억이 생생하다. 그는 “시간이 지체될수록 기업들이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며 “남과 북이 정치적 이해관계를 떠나 하루빨리 공단 재가동에 힘을 모아주기를 간절히 희망한다”고 전했다.
글ㆍ사진 이종구 기자 minj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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