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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동 ‘대한독립선언서’를 국가문화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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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동 ‘대한독립선언서’를 국가문화재로”

입력
2019.08.01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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郡ㆍ경남독립운동연구소, 등록 청원

독자 작성…영ㆍ호남 만세운동 영향

서명인 9명 100년 만에 서훈 신청

1919년 3월18일 경남 하동에서 독자적으로 만든 대한독립선언서. 당시 독립선언서를 작성한 박치화 선생 등 12명의 이름이 선명하게 기재돼 있다. 하동군 제공
1919년 3월18일 경남 하동에서 독자적으로 만든 대한독립선언서. 당시 독립선언서를 작성한 박치화 선생 등 12명의 이름이 선명하게 기재돼 있다. 하동군 제공

경남 하동군과 경남독립운동연구소는 1919년 3월 기미년 3ㆍ1독립만세운동 당시 서울에서 제작돼 전국에 배포된 ‘기미독립선언문’과 달리 그 해 하동군 적량면장 박치화(朴致和ㆍ1880∽1947)를 비롯한 12명이 독자적으로 만든 하동 ‘대한독립선언서’를 국가문화재로 등록해 줄 것을 문화재청에 요청했다고 1일 밝혔다.

이와 함께 서명인 12명 중 그 동안 행적을 알 수 없었던 이성우(1894∽1958ㆍ하동군 횡천면)ㆍ이보순(1897∽1976ㆍ하동읍)ㆍ박종원(1898∽1974ㆍ횡천면) 선생 등 6명의 행적을 3ㆍ1독립만세운동 100년 만에 발굴하는 등 미포상자 9명에 대해 국가보훈처에 서훈을 신청했다.

군과 경남독립운동연구소가 문화재등록을 요청한 하동 ‘대한독립선언서’는 1919년 3월 18일 적량면장으로 있던 박치화를 비롯한 지역지사 12명이 작성하고 서명한 뒤 하동장날 장터에서 낭독하고 배포했다. 지방에서 독자적으로 만들어 배포한 유일한 독립선언서로 희소성과 내용면에서도 역사적 가치가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당시 영ㆍ호남 주민 1,500여명이 만세운동을 펼쳤지만 독립선언서 서명인 12명 중 지금까지 신원을 파악하지 못한 9명 중 6명의 행적을 이번에 찾았다. 이처럼 미포상자 9명에 대해 서훈을 신청한 것도 하동 대한독립선언서를 국가문화재로 등록하는 데 청신호가 될 것으로 군과 경남독립운동연수소 측은 내다보고 있다.

가로 30㎝, 세로 21㎝인 하동 대한독립선언서는 서명인을 포함해 총 329자의 국한문 혼용으로 간결하게 표현됐다. 다른 선언서와 달리 ‘대한독립’을 첫 글자로 명기하고 연호(年號)도 ‘단군개국’을 사용한 점 등 민족주의 사상을 강조한 점은 이채롭다.

또한 ‘주저하거나 관망하지 말고 한마음으로 뭉쳐 용감하게 광복의 땅으로 함께 나아가자’는 굳은 독립의지가 담겼으며, 민족자결ㆍ대한광복ㆍ동양친목ㆍ세계평화와 비폭력 독립운동 등을 추구하는 3ㆍ1운동정신을 그대로 담고 있다.

하동 대한독립선언서 원본은 독립기념관에 소장돼 있으며, 2015년 12월 국가지정기록물(제12호)로 지정됐다. 반면 최남선이 기초한 ‘기미독립선언서’는 2016년 국가등록문화재로 등록됐다. 따라서 지방 유일의 독립선언서인 하동 대한독립선언도 재평가를 통해 품격을 높여야 한다는 게 군과 연구소 측의 주장이다.

1919년 3월 경남 하동에서의 독립운동이 인근 전남 광양에 영향을 미쳤다는 내용(줄 친 부분)이 담긴 임태일 선생의 판결문. 하동군 제공
1919년 3월 경남 하동에서의 독립운동이 인근 전남 광양에 영향을 미쳤다는 내용(줄 친 부분)이 담긴 임태일 선생의 판결문. 하동군 제공

정재상 경남독립운동연구소장은 “이 독립선언서를 계기로 하동에서 만세시위가 총 17차례나 일어 났으며, 이는 영남에서 가장 많은 횟수의 만세 열기로 이어졌다”면서 “이웃 전남 광양시와 경남 남해군 등지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는 기록도 최근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정 소장은 전남 광양 출신 임태일(1899∽1959ㆍ대통령 표창) 선생의 판결문을 제시했다.

한편 하동 대한독립선언서에 서명한 12명 중 현재까지 박치화(건국훈장), 정낙영(대통령표창), 이범호(대통령표창) 3명 만 정부서훈이 추서됐다.

윤상기 하동군수는 “하동 대한독립선언서와 이병홍(1896∽1919) 선생의 묘소를 국가문화재로 등록하는 한편 독립선언서에 서명한 미포상자 9명의 서훈을 위해 경남독립운동연구소와 함께 노력하겠다”며 “이 분들의 예우에 소홀함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동렬 기자 dy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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