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5~2.50%→2.00~2.25%, 2008년 12월 이후 처음
8명은 인하 찬성, 2명 반대…`보유자산 축소' 2개월 앞당겨 종료키로
파월 "장기적 금리 인하는 아냐” 선 그어
트럼프 “파월, 기대 저버려” 불만 표출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31일(현지시간) 기준 금리를 0.25%포인트 내렸다. 금융위기 시기인 2008년 12월 이후 10년 7월만에 금리를 인하한 것으로 미국 경제가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미중 무역전쟁과 글로벌 경기 둔화에 따른 불확실성과 위험에 대한 선제 대응에 나선 것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그러나 이번 금리인하가 장기적인 금리 인하의 시작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연준은 전날부터 이틀간 개최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통화정책 기준금리인 연방기금금리(FFR)를 기존 2.25~2.50%에서 2.00~2.25%로 0.25%포인트 인하했다. 이날 금리 결정에서 투표권을 가진 10명의 FOMC 위원 중 에스더 조지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 총재와 에릭 로젠그렌 보스턴 연은 총재가 금리 인하에 반대한 반면 8명은 금리 인하에 찬성했다.
연준은 FOMC 종료 후 성명에서 미미한 인플레이션과 경제 전망을 위한 글로벌 전개 상황에 대한 함의에 비춰 기준금리를 인하한다고 밝혔다. 연준은 아울러 "경기 전망을 위한 정보(지표)의 함의를 면밀히 주시하면서, (경기) 확장을 유지하기 위해 적절히 행동할 것"이라고 밝혀 향후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했다는 평가를 낳았다. 연준은 다만 현재 경제가 완만한(moderate) 속도로 성장하고 있고, 노동시장은 강하다는 기존 평가를 유지했다.
연준은 또 당초 9월 말로 예정됐던 보유자산 축소 종료 시점을 2개월 앞당겨 조기 종료하기로 했다. 연준이 보유한 채권을 매각하고 시중의 달러화를 회수하는 양적 긴축 정책에 마침표를 찍은 것이다. 한때 4조5,000억 달러에 달했던 연준의 보유자산은 3조6,000억달러 규모로 줄어든 상태다.
제롬 파월 의장은 그러나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번 금리 인하를 "중간 사이클(mid-cycle) 조정"이라면서 “장기적 금리인하 사이클의 시작은 아니다”고 말했다. '미·중 무역갈등'과 맞물린 글로벌 경기 둔화에 대응하는 선제적·보험적 성격일 뿐, 지속적이고 장기적 금리 인하를 예고하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은 것이다. 이에 따라 추가 금리 인하가 한 두차례에 그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 같은 파월 의장의 언급으로 이날 금리 인하 결정에도 불구하고 미국 증시는 투자자의 실망감으로 큰 폭으로 내렸다. 31일(미국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33.75포인트(1.23%) 급락한 26,864.27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32.80포인트(1.09%) 하락한 2,980.38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은 98.19포인트(1.19%) 떨어진 8,175.42에 장을 마감했다.
그간 연준에 큰 폭의 금리 인하를 요구해왔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늘 그렇듯 파월은 우리의 기대를 저버렸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그는 "시장이 파월 의장과 연준에서 듣고 싶었던 말은 이것(금리인하)이 중국과 유럽연합(EU), 그리고 다른 국가들과 보조를 맞추기 위해 장기적이고 공격적인 금리 인하 사이클의 시작이라는 것이었다"며 ‘장기적 금리 인하의 시작은 아니다’는 파월 의장의 발언을 겨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만 “그러나 적어도 그는 애초에 시작하지 말았어야 했던 양적 긴축은 끝내고 있다. 인플레이션은 없다"고 말해 연준이 시중의 달러 유동성을 회수하는 양적 긴축 정책의 종료 시점을 당초 9월 말에서 2개월 앞당긴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워싱턴=송용창 특파원 hermee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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