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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비상경영 속에 살아남은 ‘개콘’ 다시 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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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비상경영 속에 살아남은 ‘개콘’ 다시 날 수 있을까

입력
2019.07.31 17:31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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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형근 KBS2 '개그콘서트' PD. KBS 제공
박형근 KBS2 '개그콘서트' PD. KBS 제공

“폐지가 아닌 변화가 시청자 요구입니다.”

KBS2 ‘개그콘서트’(개콘)는 마지막일지도 모를 기로에 서 있다. 시청률은 수년 째 한 자릿수 대로 답보 상태며, 프로그램을 둘러싼 화제 또한 사그라진 지 오래다. 나름의 변화를 꾀했지만 관심은 오래가지 못했다. 결국 ‘개콘’은 고육책을 꺼냈다. 지난 28일부터 2주 간 방송을 중단한 뒤 개편에 들어갔다. 코너를 바꾼 것은 물론, 20년 간 유지됐던 프로그램 구성에도 변화를 줬다. 원년부터 음악을 연주해 온 이태선 밴드도 하차했다.

KBS는 아직 ‘개콘’에 대한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지난달 18일 발표된 ‘KBS 비상경영계획 2019’에 따라 적자 프로그램들이 속속 폐지되는 와중에서도 살아남았다.

개그맨이 MC 역할을 하는 개콘위원회가 먼저 눈에 띈다. 시청자와 관객에게 다음 코너를 알려주거나 관전 포인트를 짚는 역할을 한다. 프로그램 전체를 관통하는 이야기와 테마도 매 회마다 만들어 소개할 예정이다. ‘개콘’의 박형근 PD는 지난달 31일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개콘’ 리허설 현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1, 2개월에 걸쳐 개콘위원회 등 포맷에 변화를 줄 것”이라며 “카카오톡을 통해 관객들이 직접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는 코너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KBS는 비상경영 속에서도 ‘개콘’이 지상파 유일 코미디프로그램이라는 점을 고려했다. 박 PD는 “식상하다는 평가를 받고 광고판매율과 시청률도 예전과 같지는 않지만, 막상 이를 없애는 것은 또 다른 문제”라며 “인기가 떨어졌다고 ‘개콘’을 무조건 폐지해야 한다는 것은 상업적 논리며, 공영방송의 첫 가치는 아닌 듯하다”고 말했다.

11일 방송될 새 코너에는 시사풍자극도 있다. 그간 ‘개콘’에서 여러 차례 다룬 바 있지만, 큰 주목을 받지는 못했다. 박 PD는 “그간 시사를 가볍게만 짚으면 ‘수박 겉핥기’라며 비난을 받았고, 깊게 들어가면 공격을 당했다”며 “민감한 문제라고 피하면 앞으로 ‘개콘’에서 시사풍자는 못할 거 같았다. 틀을 깨고 싶다는 마음에 시도를 했다”고 밝혔다.

강진구 기자 realni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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