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산서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 발사… 고도 30㎞ 비행거리 250㎞
정경두 “도발하면 北은 적” 경고… 靑 NSC 긴급소집 “강한 우려”
북한이 31일 새벽 강원도 원산 갈마 일대에서 동해 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을 발사했다. 지난 25일 함경남도 호도반도 일대에서 ‘북한판 이스칸데르’로 불리는 신형 단거리 탄도미사일 ‘KN-23’ 2발을 발사한 지 엿새 만이다. 정부는 연이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에 즉각 우려를 나타냈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도발과 위협이 계속되면 북한이 ‘적’ 개념에 포함된다며 경고성 발언을 냈고, 청와대도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긴급 상임위원회를 소집해 북한에 강한 우려를 표명했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오전 오전 5시 6분과 27분쯤 북한이 원산 갈마 일대에서 동북방 해상으로 발사한 탄도 미사일 2발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발사된 단거리 탄도미사일의 고도는 약 30㎞, 비행 거리는 약 250㎞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합참 관계자는 “오늘 북한 미사일 발사는 시험 발사로 추정한다”며 “정확한 제원은 한미 정보당국에서 정밀 분석 중”이라고 설명했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이날 오전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한국국방연구원(KIDA) 주최 국방포럼 기조연설에서 “우리를 위협하고 도발한다면 북한 정권과 북한군은 당연히 ‘적’ 개념에 포함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도발한다면’이라는 단서를 달았지만, 문재인 정부 들어 군 당국자가 북한을 향해 던진 가장 강한 표현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국방부는 지난 1월 발간한 ‘2018 국방백서’에 북한에 대한 ‘주적’ 표현을 삭제했다. 정 장관은 “일각에서는 ‘주적 개념도 없애고 정신교육도 제대로 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북한에 대해서는 장병의 명확한 안보관 확립을 위해 ‘북한 정권과 북한군이 도발한다면 단호하게 응징할 태세와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는 내용을 정신전력 기본 교재에 분명하게 적시해 놓았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한 지 약 5시간 뒤인 오전 11시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주재 NSC긴급 상임위원회 회의를 열고 북한의 미사일 발사 배경에 대해 분석했다. 청와대는 “NSC 회의에서 위원들은 북한이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을 발사한 것이 한반도 평화 구축을 위한 노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음에 강한 우려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다만 비핵화 협상이 진척될 수 있도록 북한과 대화의 틀을 유지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청와대는 “상임위원들은 지난달(6월) 30일 판문점에서 개최된 역사적인 남북미 3차 정상 회동 이후 조성된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협상 재개 동력이 상실되지 않도록 외교적 노력을 계속해 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김현빈 기자 hb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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