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끈한 득점력에 기상천외 마케팅... 호날두 상처 씻으려면 K리그로
휴식기를 마친 프로축구 K리그가 화끈한 공격력을 품고 팬들 앞에 돌아왔다. 후반기 첫날인 30일 23라운드 4경기에서 9골이 쏟아져나오며 팬들을 매료시켰고, 구단들은 저마다 기상천외한 마케팅을 이어가며 ‘호날두 노쇼’ 사태에 멍든 국내 축구팬들을 달래고 있다.
30일 재개한 K리그1(1부 리그)이 후반기 들어 더 뜨거워졌다. 전북과 선두 경쟁을 벌이는 울산은 팀 내 핵심 자원인 믹스(29ㆍ노르웨이)의 임대 연장에 이어 J리그에서 뛰던 국가대표 골키퍼 김승규(29)를 불러들여 뒷문을 제대로 잠그며 우승을 향한 항해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 서울과 치른 복귀전에서 3-1 승리를 이끈 김승규는 이날 환상적인 골킥으로 도움까지 기록하며 화려한 귀환을 알렸다.
전반기 동안 도토리 키재기였던 득점왕 경쟁에선 수원의 타가트(26ㆍ호주)가 13골로 치고 올라서며 경쟁에 불을 지피고 있다. 30일 대구와 경기에서 후반 29분 대구 골키퍼 조현우(28)를 상대로 쐐기골을 터뜨리며 팀의 2-0 승리를 견인했다. 7월 열린 6경기(FA컵 포함)에서 매 경기 골을 넣으면서 9골의 페시치(27ㆍ서울) 주니오(33ㆍ울산) 김보경(30ㆍ울산) 등 2위그룹에 훌쩍 앞서기 시작했다.
기록을 떠나 구단들의 적극적인 마케팅도 팬들의 미소를 짓게 한다. 여름 이적시장 때 영입한 선수들의 ‘옷피셜(공식입단 기념사진)’을 지역 관광명소와 구단 ‘후원의 집’에서 찍어 배포한 제주가 대표적이다. 수원에서 임대 영입한 ‘꽃미남’ 임상협(31)은 지역 꽃집에서, 수비수 최규백(25)은 구단을 지속적으로 후원한 흑돼지 고깃집에서 입단 사진을 찍었다. 나이지리아 대표 출신 공격수 오사구오나(28)의 입단 기념사진 배경은 천지연폭포였다.
차별화한 사진 하나로 팬과 선수의 만족이 높아지고, 지역 소상공인들도 웃었다. 제주 관계자는 “여름 이적시장 막판에 영입된 골키퍼 오승훈(31)은 ‘나는 어디로 가서 사진을 찍느냐’고 먼저 물어올 정도로 반응이 좋았다”며 “경기장에선 관중들이 선수단 라커룸 앞에 응원 메시지를 붙여 선수들과 소통하는 등 팬들의 마음을 움직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일부 구단들은 세련된 디자인의 리유저블컵(다회용컵)을 팬들에게 제공하면서 호응을 얻고 있다. 7월부터 서울과 울산, 대전, 광주에서도 제공된 다회용컵은 오는 4일부턴 수원삼성 홈경기에서도 제공된다. 수원 관계자는 “문화체육관광부와 국민체육진흥공단 후원을 받아 음료 구매 팬들에게 다회용컵을 배포한다”며 “사회적으론 일회용 컵 사용을 줄이는 데도 적잖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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