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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상 전시, 일본 반성 계기 되길…” 김서경ㆍ김운성 부부 日예술전에 작품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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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상 전시, 일본 반성 계기 되길…” 김서경ㆍ김운성 부부 日예술전에 작품 전시

입력
2019.07.31 19:00
수정
2019.07.31 21:51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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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서 완전한 모습의 소녀상 전시는 처음… 이번엔 무사히 끝났으면”

1일부터 일본 아이치(愛知)현 일대에서 열리는 아이치 트리엔날레의 '표현의 부자유전-그후' 전시장인 아이치현 미술관에 조각가 김운성ㆍ김서경 부부가 만든 평화의 소녀상이 놓여있다. 김운성ㆍ김서경 부부 제공
1일부터 일본 아이치(愛知)현 일대에서 열리는 아이치 트리엔날레의 '표현의 부자유전-그후' 전시장인 아이치현 미술관에 조각가 김운성ㆍ김서경 부부가 만든 평화의 소녀상이 놓여있다. 김운성ㆍ김서경 부부 제공

“어느 때보다 긴장되는 전시입니다.”

서울 종로구 주한일본대사관 앞 조각상 ‘평화의 소녀상’(소녀상)으로 유명한 김서경(54) 작가는 31일 한국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조금은 떨리는 목소리였다. 김 작가는 일본 아이치(愛知)현 나고야(名古屋)에서 1일 막을 올리는 국제 미술행사 ‘2019 아이치 트리엔날레’의 기획전인 ‘표현의 부자유전-그 후’에서 소녀상을 전시한다. 남편 김운성(55) 작가와 함께 만든 작품이다.

작품은 주한일본대사관 소녀상과 닮은꼴이다. 치마 저고리를 입은 단발머리 소녀가 의자에 앉아있고 그 밑으로 나이가 든 할머니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는 형태다. 소녀상 주변으로는 빈 의자와 함께 평화비(‘수요시위 1,000번째를 맞아 그 숭고한 정신과 역사를 잇고자 평화비를 세운다’는 내용)도 놓였다. 아이치 트리엔날레는 2010년부터 3년 주기로 열리는 일본 최대 규모 국제예술 전시회다. 소녀상이 평화비, 그림자 등과 함께 온전한 모습으로 일본 공공미술관에 전시된 건 처음이다.

김서경 작가는 일본의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로 양국 관계가 경색돼 있는 상황이라 긴장할 수 밖에 없다고 했다. 소녀상이 일본 전시에서 철거된 경험도 있어 더욱 마음이 놓이지 않는다. 2012년 도쿄도미술관에서 열린 잘라(JAALA) 국제교류전에 전시된 소녀상 축소 모형은 전시 나흘 만에 전시장을 떠나야 했다. 김 작가는 “당시에는 20㎝ 크기의 작은 소녀상이었는데도 미술관 측에서 우리에게 어떤 이유도 통보하지 않고 작품을 거둬냈다”며 “이번엔 완전한 모습의 소녀상, 그리고 조형물을 함께한 전시이기에 더욱 무사히 끝났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말했다.

아이치현 미술관에 전시된 평화의 소녀상. 김서경 작가 제공
아이치현 미술관에 전시된 평화의 소녀상. 김서경 작가 제공

부부가 일본에서 소녀상 전시를 추진한 건 이번이 세 번째다. 2012년에 이어 지난 2015년 도쿄 후루토 갤러리에서 열린 ‘표현의 부자유전’에서는 소녀상과 사진작가 안세홍씨가 촬영한 위안부 피해 여성 사진이 함께 전시된 바 있다. 아이치 트리엔날레 전시의 기획자 오카모토와 유카와는 2015년 전시에서 연을 맺었다. 김 작가는 “2015년 설치했던 소녀상을 현지 박물관 등에 기증했으면 좋겠다는 뜻을 남기고 귀국했지만 받은 곳이 아무도 없었다”며 “오카모토의 제의를 받아 그 소녀상을 다시 전시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부부는 소녀상 전시를 계기로 일본이 진정한 반성에 나서길 깊이 바라고 있다. 김 작가는 “일본은 소녀상이 이유 없이 반일을 상징한다고만 여기는데 이는 오해”라며 “일본의 과거, 현재 행태에 대한 문제제기이자 경각심을 주는 매개로 이해해줬으면 한다”고 바랐다. 그는 “일본의 진정한 반성 없이는 문제가 수없이 반복될 거란 메시지도 전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평화의 소녀상을 만든 조각가 김운성(왼쪽) 김서경 부부. 한국일보 자료사진
평화의 소녀상을 만든 조각가 김운성(왼쪽) 김서경 부부. 한국일보 자료사진

주최 측은 우익들의 방해를 우려해 경찰에 전시장 주변 경비 강화를 요청한 상태다. 일본 시민사회 활동가들도 자발적으로 미술관 주변을 지킬 것으로 전해졌다. 전시는 10월 14일까지 열린다.

신지후 기자 h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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