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해외 온라인 쇼핑몰에서 TV를 직구한 A씨는 배송대행업체에 배송을 의뢰했다. 이후 TV를 받아 보니 액정이 파손돼 있어 배송대행업체에 배상을 요구했지만 업체 측에서는 배송 과정에서 파손된 사실을 확인할 수 없다며 배상을 거부했다. A씨는 특수포장 서비스를 신청했음에도 TV가 파손된 것은 사업자 과실이라며 재차 배상을 요구했다.
해외직구가 활성화되면서 배송대행 서비스와 관련한 소비자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 전자기기 등 고가의 물품을 주문한 뒤 해당 물품이 분실되면 쇼핑몰에서는 정상적으로 배송했다고 주장하고 배송대행업체는 물품을 받지 못했다고 주장하는 등 서로 책임을 떠넘기는 사례가 빈발한다.
한국소비자원은 2017년 1월부터 올해 5월까지 해외직구 배송대행 서비스 관련 소비자 불만 1,564건을 분석한 결과 미배송, 파손, 분실 등 배송 관련 불만이 50.7%(792건)를 차지했다고 31일 밝혔다. 품목별로는 의류ㆍ신발이 21.8%(341건)으로 가장 많았고 IT기기ㆍ가전제품이 16.9%(264건)이었다.
특히 태블릿PC, 아이폰 등 고가의 전자기기 관련 배송 불만이 많았다. 특히 아이폰 신제품이 출시될 때면 소비자들이 애플 홈페이지나 현지 쇼핑몰을 통해 아이폰을 직구하는데, 배송 과정에서 물건이 분실되거나 빈 상자만 배송됐다는 피해가 다수 접수되기도 했다. 배송대행업체는 물건을 받지 못했다고 하고 쇼핑몰은 물품 인수증을 제시하며 제품을 정상 발송했다며 서로 책임을 떠넘겨 배상을 받기도 힘들다.
소비자원은 배송대행 서비스 피해를 줄이기 위해 고가 물품을 구입할 때는 가급적 국내로 직접 배송하는 쇼핑몰을 이용하고 별도의 보험 가입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분실이나 도난 피해가 발생할 경우에는 현지 경찰에 물품 도난 신고를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 3월 아마존에서 애플워치를 주문한 B씨는 아마존이 배송대행업체에 영업시간 종료 이후 물건을 인계했다가 분실되자 현지 경찰에 온라인으로 신고했고, 이를 통해 아마존으로부터 물품 대금을 환급 받을 수 있었다.
세종=박세인 기자 sa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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