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업황 불안으로 하반기 실적 개선 전망도 불투명
삼성전자가 올해 2분기 매출 56조 1,300억원, 영업이익 6조 6,000억원의 실적을 거뒀다고 31일 공시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03% 줄어드는데 그쳤지만, 영업이익은 55.63% 급감했다. 다만 디스플레이 사업의 일회성 이익이 반영되면서 분기 영업이익이 6조원대 밑으로 떨어지는 최악의 상황은 피했다.
삼성전자의 주력인 반도체 부문의 부진이 실적 악화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 반도체 부문은 2분기 3조 4,000억원의 영업이익으로 10분기 만에 최악수준으로 떨어졌던 1분기(4조 1,200억원)보다 더 악화됐다. 매출 역시 16조 900억원으로 전년대비 27% 감소했다.
지난 분기 적자를 기록했던 디스플레이 부문은 7,500억원의 흑자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는 장사를 잘 했다기 보다는 애플로부터 받은 위약금 등 일회성 요인이 더 크다는 분석이다.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IM부문의 영업이익도 전분기 대비 7,100억원이 줄어든 1조 5,600억의 영업이익을 올리는 데 그쳤다.
하지만 TV 및 생활가전을 포함하는 CE부문은 매출 11조 700억원, 영업이익 7,100억원으로 사업부문별 중 유일하게 개선된 실적을 거뒀다. CE부문의 매출은 전년대비 6%, 전분기 대비로는 10% 증가했다. 영업이익도 전분기 대비 1,700억원이 늘어났다. 이는 초대형 TV 등 글로벌 프리미엄 제품 판매 증가와 의류청정기와 건조기 등 새로운 가전 판매 호조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의 하반기 상황도 낙관하기 힘들다. 삼성전자가 3분기 실적 반등을 실현하기 위해선 전체 영업이익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반도체 부문이 살아나야 하는데, 일본의 반도체 수출 규제 조치와 D램 가격 하락 등의 악재가 여전히 상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반도체 부문은 전통적으로 하반기가 성수기로 분류되나 업황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어 실적 개선을 확신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민재용 기자 insigh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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