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 로이터, 미국 고위 당국자 인용 보도 “미 NSC 당국자, 북측 만나 판문점 회동 사진 전달”
23∼24일 볼턴 방한 계기 접촉 성사 가능성
트럼프 “김정은과 관계 매우 좋아…무슨 일 일어날지 지켜볼 것”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당국자가 지난주 비무장지대(DMZ)에서 북한과 접촉했으며 북측 인사가 조만간 협상을 재개할 의향을 밝혔다고 로이터 AP통신이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6월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판문점 회동 이후 북미간 접촉이 알려진 것은 처음이다. 판문점 회동에서 합의된 실무 협상 재개가 북한의 대미 압박 행보로 한 달이 지나도록 불투명한 상황에서 이뤄진 만남이어서 주목된다.
AP와 로이터통신은 미 정부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NSC의 고위 당국자가 지난주 비무장지대에서 북한 당국자를 만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판문점 회동 기념 사진을 전달했다고 전했다. 북한 당국자는 이 만남에서 판문점 회동에서 합의한 실무 협상 재개와 관련해 매우 빨리(Very Soon) 협상을 재개할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고 고위 관계자는 전했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23~24일 방한에 동행한 NSC 당국자가 판문점을 찾아 북측과 접촉했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볼턴 보좌관 방한 당시 매슈 포틴저 NSC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과 앨리슨 후커 NSC 한반도 보좌관 등이 동행했다. 다만 북미 접촉이 25일 북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이전인지 이후인지는 불분명하다. NSC 당국자가 볼턴 보좌관 방한기간(23∼24일) 보다 좀 더 한국에 머물렀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판문점 회동 기념 사진 전달을 명목으로 이뤄진 만남에서 북미 실무협상 재개를 위한 논의가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그러나 실무 협상 재개 의향을 밝히면서도 구체적인 장소와 시기에 대해서는 여전히 확답을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지난 27일 한 행사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 장관은 이번 주 태국 방콕에서 열리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일정을 거론하면서 “우리가 큐빅퍼즐을 풀 수 있도록 실무협상을 매우 빨리(Very Soon) 다시 시작하길 희망한다”며 북한에 거듭 촉구한 바 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김 위원장과의 좋은 관계를 거듭 강조하며 무슨 일이 일어날지 지켜볼 것이고 말했다. 그는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북한과 관련해 ‘현상 유지가 목표인가’라는 질문을 받고 “김정은과의 관계는 매우 좋다”며 “여러분도 봤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무슨 일이 일어날지 지켜볼 것이다. 어떤 일이 일어날지는 여러분에게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한 가지 말할 수 있는 것은 상대편(힐러리 클린턴)이 대통령이 됐다면 바로 북한과 전쟁을 치렀을 것이라는 점이다. 우리는 전혀 그 가까이 있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그를 좋아하고 그도 나를 좋아한다”며 ‘톱다운 케미’를 거듭 강조했다.
워싱턴=송용창 특파원 hermee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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